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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원은 도구 아닌 동반자…‘닥터지’ 성공할 수 있던 비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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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3. 11. 18:08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
취임 10년 만에 매출 20배 올린 성과
영어교육·난임치료 지원 '복지 탄탄'
회사 희생보다 '자신의 성장'이 중요
美영역 확대… K뷰티 넘버원 자신감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가 지난 6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는 미국 시장 공략으로, 추후에는 유럽 및 중남미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선 기자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에겐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군 장병들을 피부미남으로 만든 일등공신, 다산(多産) 전도사, 가성비 갑(甲) 화장품의 아버지…. 그만큼 입체적인 캐릭터다. 

경영자로서도 매력적이다. 경영실적과 조직관리 모두 'A+' 점수를 줄만한 성과를 냈다. 연 매출 100억원 미만이던 고운세상코스메틱 경영을 맡아 10년 만에 매출 20배로 키웠다. 사내 임직원들의 합계출산율은 2.7명으로 우리나라 평균 합계출산율의 3배에 달하는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어 대중적 인지도도 높였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선장' 이주호 대표를 지난 6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올해 초 자신의 경영철학을 담은 '프로텍터십'이란 책을 냈다. 프로텍터십은 뭘까. 그는 "이제 평생 직장이란 개념이 없다"며 "회사는 직원들의 평생 고용을 보장해 줄 수 없지만, 직원들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갈 수 있게끔 전문성을 길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텍터십은 기업과 직원이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어 준다는 뜻"이라며 "구성원이 성과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회사가 구성원의 성장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꼽는 회사의 주요 복지는 외부 교육 무제한 지원·근무시간 중 영어회화 프로그램 운영·외부 전문가 밀착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 있다. 아울러 직원들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육아 휴직 최대 2년 보장을 비롯해 임신 전 기간 단축근무·난임 치료비 지원 및 시술 당일 휴가 등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우스갯소리로 "이런 제도들로 인해 '다둥이 기업'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 같다"며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게 하되, 그게 회사를 위해서 희생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직원을 도구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는 그의 경영철학은 '기적'을 불러오기도 했다. 주력 브랜드 '닥터지'의 인기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과거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닥터지'를 군 부대 PX(군마트)에 군 장병의 복지를 위해 시중 판매가격 대비 80% 저렴하게 납품했다. 그런데 이런 행위가 시장 가격을 교란한다는 이유에서 1년간 PX에서 퇴출 위기를 맞자, 자진 해약을 결정했다. 

이 대표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PX에서만 500억원의 매출이 나왔는데, 이게 다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를 직원들에 숨기지 않고 전부 공개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타개책으로 유튜브 프로그램인 '네고왕' 행사 촬영을 결정했다"며 "행사 기간 동안 예상의 두 배를 훌쩍 넘는 100만 건의 주문이 쏟아졌는데, 온라인 팀 전원이 종일 매달려도 처리에 열흘이 걸리는 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내 게시판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고, 전 직원의 절반이 넘는 100명 남짓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일을 도왔다"며 "직원들의 도움으로 주문 처리를 단 두 시간 만에 끝낸 덕분에, 단일 이벤트로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가 지난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는 미국 시장 공략으로, 추후에는 유럽 및 중남미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박상선 기자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닥터지를 필두로 회사는 초고속 성장을 시작했다. 매출액은 2021년 1766억원, 2022년 1971억원에 이어 2023년 198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를 발판삼아 이 대표는 해외 매출 비중도 대폭 늘리겠다는 각오다. 특히 지난해 말 글로벌 뷰티기업 로레알로 편입된 것이 이런 목표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로레알이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을 통해 고운세상코스메틱 제품이 K뷰티 넘버원으로 클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미국·중국·일본 등 13개 국가에서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올해는 미국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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