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철강업계, 대형VS중소 갈등 조짐...뒷짐지는 산업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11010005241

글자크기

닫기

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3. 11. 17:34

clip20250311162210
포스코 2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철강업계 전반이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열연 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두고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이 갈등을 맞고 있다. 열연강판은 대형사에겐 주요 생산 제품이지만, 중소형사에겐 중간재, 즉 원료기 때문이다. 양측을 중재할 산업부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중소업계에선 산업부가 대형사의 입장만을 고려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내놓는다. 갈등이 첨예한 문제인 만큼 더욱 세밀한 분석과 조치가 필요해졌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 수입재에 대해 25%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미국은 중국산 물량에 대해서는 더 높은 관세를 통한 제재를 예고했다. 이미 중국산 철강은 공급 과잉 상태지만, 관세가 더 높아지면서 공급과잉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현대제철을 필두로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고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조사위원회는 결국 중국·일본의 열연강판 제품에 대한 덤핑 사실 및 국내산업 피해 유무 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사는 열연강판의 가격이 과도하게 낮아져 고전하는 만큼 반덤핑 제소를 결정했지만 중소형사들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주로 제강사업에 주력하는 중소형사에게 열연강판은 중간재로, 대형사들에서 생산하면 중소 제강사들이 주로 가공해 전방사업에 공급한다. 물론 대형사들도 가공 등 제강을 하고는 있지만 사업이 제한된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이 반덤핑으로 제재를 받는다면 도금강판 등으로 우회수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중소업체들이 받는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만약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가 진행될 경우 동국제강 등 제강업계는 도금강판·컬러강판 등에 대한 반덤핑 제소도 진행했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면서 산업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생산 현장에서는 대형사들의 입장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의 입장도 고려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도 어렵겠지만 재고가 실제로 쌓여있는 중소형사 상황을 보면 당장 생사가 달려있는 걸로 보인다"며 "모든 업계에 공통된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하는게 더 시급해 보인다"고 말한다.

또 덤핑 조사가 향후 관세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더욱 세밀한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수출하는 물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어려운 업황을 극복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조사 과정에서도 산업부는 업계 내부 갈등에 뒷짐지기보단 앞장서서 동반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데 주력해야한다.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