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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실은 이날 홍콩을 방문한 후 귀국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현재 구금된 상태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마약 사범을 대거 잡아들였다. 마약 복용자·판매자가 투항하지 않으면 즉각 총격을 가해도 좋다며 경찰에 면죄부를 주기도 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의 공식 집계는 약 7000명이다.
ICC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반인권적 조치들을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해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재임중이던 지난 2019년 ICC가 두테르테 정권이 대량학살에 책임이 있다고 발표한 데 반발하며 ICC 탈퇴를 강행했다. 하지만 ICC는 필리핀이 회원국이었을 때 저지른 범죄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후임자인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은 "ICC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구금을 요구할 경우 필리핀 법 집행기관이 전면적으로 협조할 의무가 있다"며 체포영장이 발부될 경우 집행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