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가 관세 20% 부과에 보복
대화의 문은 아직 열려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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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10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의 2차 10% 관세 인상이 시작된 지난 4일 공고를 통해 미국산 닭고기를 비롯해 밀과 옥수수, 면화 등 총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수수와 대두, 돼지고기 및 쇠고기, 수산물, 과일, 채소, 유제품 등 총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10% 높인다고 덧붙였다. 이들 제품의 대중 수출 규모는 210억 달러(1518억 위안元·30조510억 원) 전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보복 조치는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해관총서(세관)가 같은 날 제품들의 안전성을 이유로 미국 3개 회사가 수출하는 대두와 미국산 목재 전체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힌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비관세 장벽 역시 높였다. 앞으로 대상이 될 품목이 늘어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이번 미중의 관세전쟁은 미국이 지난달 4일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중국산 펜타닐 문제를 내세워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면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당시 중국 역시 즉각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 농기계, 대배기량 자동차, 픽업트럭에 10%의 추가 관세를 물린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여기에 이달 4일 관세 10%를 더 매긴다고 발표했으니 중국으로서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을 터였다.
이번 관세전쟁의 격화로 미중의 위험하고도 아슬아슬한 진검 승부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에 '60% 대중 관세' 부과를 공언해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양국이 양패구상(兩敗俱喪·양쪽 모두 망함)의 황당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듯하다. 더불어 세계 각국에 악영향을 줄 양국 사이의 분쟁이 향후 더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당연히 양국의 정면 충돌이 극적으로 봉합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중국이 미국을 강력 비난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아걸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는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이 지난 6일 양회를 계기로 열린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협박과 위협은 중국에 통하지 않는다"면서도 "양국은 적당한 시기에 만날 수 있다. 양국의 팀 역시 조속히 소통할 수 있다"고 대화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양국의 진검 승부가 반드시 100% 현실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