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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美 글로벌 무기시장 지배력 대폭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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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3. 10. 11:15

2020~2024년 전 세계 무기 수출 점유율 43%로 껑충
SIPRI 연구…러 침공 이후 우크라 무기 수입 폭증 결과
UKRAINE-CRISIS/USA-PROTES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의 글로벌 무기 산업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이날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의 무기 수출은 이전 5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전 세계 무기 수출의 43%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무기 수입이 급증한 결과다.

SIPRI는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평균적으로 글로벌 무기 수출의 35%를 차지해왔다며, 최근의 급증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SIPRI 무기 이전 프로그램 책임자인 매튜 조지는 "미국은 무기 수출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현재 43%에 달하는 미국의 글로벌 무기 수출 점유율은 두 번째로 큰 무기 수출국인 프랑스보다 네 배 이상 많다"고 밝혔다.

SIPRI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2020~2024년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우크라이나의 무기 수입량은 2015~2019년 대비 10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입도 155% 급증했다. 이는 러시아의 팽창 우려와 미국의 재무장 압박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SIPRI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제공한 군사 원조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하며,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위해 승인한 1740억 달러(약 251조7000억원) 상당의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사실상 미국 방산업계로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각국에 미국산 무기 구매를 촉구해왔다. 블룸버그 뉴스는 지난달 미국 관리들이 유럽 동맹국들에게 미국산 무기 구매를 독려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미국 방산업계에 큰 수혜를 안겨줬음을 시사한다고 WP는 전했다. 대부분의 미국산 무기는 대통령의 군사물자 지원 권한을 통해 기존 비축 물자를 제공하거나, 미국 제조업체에서 직접 조달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

SIPRI 연구는 비축 물자에서 제공된 무기도 수출로 집계했다. 유럽 국가들 역시 자국 비축 물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으며, 이를 보충하기 위해 미국산 무기를 추가 구매하면서 수요는 더욱 증가했다.

SIPRI에 따르면, 러시아의 무기 수출은 최근 5년간 6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수출 감소는 이미 전쟁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2020~2021년 러시아의 무기 수출량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SIPRI 선임연구원 피터 베즈먼은 "러시아의 주요 무기 거래국인 인도와 중국의 전략 변화가 이러한 하락세의 원인 중 하나"라며 "인도는 다른 공급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중국은 자국의 신흥 방산업계를 통해 무기를 조달하는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들은 2020~2024년 미국 무기 구매 계약을 늘리면서 중동을 제치고 가장 큰 미국산 무기 수입 지역으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인도되지 않은 주문도 많아, 앞으로도 미국 무기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불확실성도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중단된 상태이며, 유럽 국가들은 자체 방위 예산을 늘리면서도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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