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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단전…하마스 강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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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3. 10. 09:02

식수 공급 담수화 공장 차질
휴전협상 앞두고 공세 강화
협상 교착땐 지상작전 재개 우려
PALESTINIAN-ISRAEL-CONFLICT-RELIGION-ISLAM-RAMADAN
이슬람 성월 라마단의 단식 종료 식사에 앞서, 북부 가자 지구에서 집을 잃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9일(현지시간) 자선 단체가 공급하는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가자지구에 모든 지원을 차단한 지 일주일 만에 전력 공급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정부는 9일(현지시간) 하마스에게 억류된 인질 석방과 무장 해제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해수담수화 시설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은 X(구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즉시 중단하는 명령에 서명했다"며 "말은 이제 충분하다. 행동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주부터 팔레스타인 거주민 200만명 이상이 사는 가자지구에 대한 물자 공급을 중단하는 '봉쇄 정책'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주말 종료된 휴전 1단계 연장에 동의하도록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남은 인질의 절반을 석방하는 대가로 지속적인 휴전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하마스는 잔여 인질 석방,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장기적인 평화 보장을 포함하는 휴전 2단계 협상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날 이집트 중재자들과의 휴전 협상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오는 11일 카타르에 협상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자지구는 전쟁으로 인해 기반 시설이 대부분 파괴됐으며, 병원을 포함한 주요 시설들이 발전기를 이용해 운영되고 있다. 하젬 카삼 하마스 대변인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이 사실상 전력 공급을 차단한 상태였다"며 "이번 결정은 국제법과 국제 규범을 완전히 무시한 이스라엘의 '굶주림 정책'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안 당국 관계자는 "현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공급하는 전력은 해수담수화 시설로 연결된 직통 전력선뿐이며, 이는 다른 지역으로 전환될 수 없다"며 "가자지구의 대부분의 전력은 자체 발전기와 태양광 패널을 통해 공급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기샤(Gisha)'는 가자지구 중부에 식수를 공급하는 해수 담수화 시설은 하루 1만8000㎥의 물을 생산해 왔는데, 단전 조치로 인해 발전기를 사용하면 하루 약 2500㎥ 정도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AP는 전했다.

이스라엘 보안 분석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공습과 전술적 지상 작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휴전 기간 동안 북부 지역으로 복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시 남부로 밀어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가자지구 재침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잔존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고 점령을 통해 지역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 8일 "민간인들에게 생존 필수품의 공급을 차단하는 것은 집단 처벌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해 이스라엘이 "굶주림을 전쟁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런 주장을 부인하며 "충분한 인도적 지원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또 물자 부족의 원인을 유엔의 분배 능력 부족과 하마스의 물자 유용 탓으로 돌렸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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