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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24년 한국 영화 성인지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 흥행 상위 30위에 오른 27편 중 벡델 테스트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킨 영화는 1000만 흥행작 '파묘'를 비롯해 '파일럿' '히든페이스' '시민덕희' 등 16편으로 59.3%를 차지했다.
이 같은 수치는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성별 분석이 모호한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와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공연 실황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영화의 성 평등 정도를 가늠하는 벡텔 테스트는 '이름을 가진 여성 인물이 최소 2명 등장하는가', '그 두 명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가', '그 대화의 주제가 남자 이외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한편 영진위는 지난해 전체 한국 영화들 중 실질 개봉작(연간 상영 회차가 40회 이상인 일반 영화와 전체 독립·예술영화) 182편을 대상으로 핵심 창작인력의 성비도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의 참여 비중은 연기·제작·프로듀서·각본·촬영감독 등 영화계 여러 직종에서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감독은 24.0%(48명)로 전년(22.8%) 대비 비중은 높아졌으나, 인원은 1명 감소했다.
한국 영화산업의 성별 균형 정도를 파악하고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성인지 통계 보고서를 매년 작성중인 영진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퇴보 양상을 보였던 한국 영화산업의 성별 균형, 성평등 및 다양성 관련 지표들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면서도 "정형화된 여성 캐릭터가 꾸준히 등장하는 흐름은 성별 균형 및 성 평등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지속돼야 하고, 불평등 구조에 대한 더 세밀한 관찰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