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저조…유인 항공편의 152배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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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 블라고베셴스크와 중국 헤이허시(市) 사이의 아무르강을 넘나드는 드론 물류길이 뚫리면 양국의 무역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아르툠 셰이킨 러시아 연방평의회(상원) 의원(디지털경제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드론 규제 관련 민관 협의 회의에서 "러시아 연방 정부가 아무르 주정부와 공동으로 최대 중량 50㎏의 소형 화물을 중국으로 배송하는 시험 운행을 시작하기 위해 시설과 관련 법령을 정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블라고베셴스크는 러·중 무역에 적합한 도시로 평가된다. 셰이킨 의원은 "독특한 지리적 위치와 아무르강 유역 사이의 최단 거리를 봤을 때 이 경로가 무인기 사용에 이상적"이라며 "물류 절차를 최적화할 뿐만 아니라, 러·중 경제 협력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24개 지역에서 144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하는 드론 운송 관련 프로젝트 10개가 추진되고 있다. 관련 법률과 제도도 시범적으로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제도로 2022년부터 캄차카와 추코트카, 한티만시, 야마말로네네츠 자치구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러시아 우편 채널을 활용한 택배가 있다.
다만 실효성은 아직 높지 않다. 러시아 우정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시범 사업 결과를 소개하면서 "드론 사용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고 밝혔다.
북극 지역의 내륙에서 섬까지 1㎏의 화물을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한 실험에서 드론편이 일반 유인 항공편보다 무려 152배, 전세기편보다는 43배나 비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군사용 외 드론의 비행을 전면 금지한 점도 난관이다. 러시아 연방 정부는 2023년 이래 68개 지역에서 민간 드론 운행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지난해 3월 무게 30㎏ 이하인 드론을 인구 밀집 지역 지상 또는 수역으로부터 최대 150m 높이의 상공으로 주간에만 비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운행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러시아 드론 회사 플라이트런의 니키타 다닐로프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매체 R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세계 무인 항공 물류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프로젝트 안에서 협력하는 게 러시아에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무역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 블라고베셴스크의 실험적 법제를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점에서 국제 드론 운송 허브 설립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파트너들과 항공법에 대한 법적 합의를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론 회사 '미래의 운송'의 유리 코자렌코 대표는 "비교적 짧은 거리, 기후 조건, 수요를 고려하면 이 프로젝트는 가능해 보인다"면서 "중국에서 블라고베셴스크 국경을 넘어 운송되는 상품의 양을 고려하면 경제적으로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론이 아닌 전통적 수단을 활용하는 물류업계는 드론 물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화물운송업자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무역통관 절차 때문에 드론 물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최근 논의가 별다른 의미는 없는 것 같다"며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교역에서 드론 물류는 아주 사소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