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한 미얀마 실적도 개선
점포별 성과지표 관리해 손익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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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의 핵심 공략지인 캄보디아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량 차주 위주로 건전성 관리에 힘써온 결과, 캄보디아 법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2023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미얀마 법인의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성장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은 글로벌 후발주자다. 경쟁은행과 비교해 진출지역이나 네트워크 수에서도 뒤처져 있다. 이에 전임 행장들은 해외 영토 확장에 주력해왔다.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한 만큼, 글로벌 경영 바통을 이어 받은 강 행장은 올해부터 수익성 확대에 은행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 8개 지역 점포별 성과 지표를 집중 관리한다. 주목할 곳은 아시아 지역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에서 M&A(인수합병)와 지분투자 등을 적극 실시해 외형확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다는 구상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캄보디아 법인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가 작년 한해 거둔 순이익(잠정)은 16억8600만원이다. 2023년(32억원 순손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를 냈지만,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얀마 법인도 실적이 개선됐다.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작년 한 해 18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년(11억원) 대비 6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두 해외법인의 실적이 반등한 데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여신 건전성 관리에 적극 나선 결과"라며 "우량 차주 중심으로 선별적인 여신 관리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대출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8개국에 지점과 법인 등으로 11개 네트워크를 운영중이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뒤늦게 해외 진출을 시작한 만큼, 그동안 글로벌 경영 전략도 '네트워크 확대'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지난 5년 동안 농협은행이 새롭게 진출한 곳은 영국, 호주, 인도, 미얀마, 중국 등 5개국에 이른다.
강태영 행장 체제 출범을 기점으로 글로벌 경영전략이 수익성 강화로 전환된다. 농협은행은 국외점포별 성과를 KPI(성과보상체계) 지표에 따라 집중 관리해 손익 중심의 경영관리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선진금융(미국, 영국, 호주, 중국, 홍콩)·기업금융(중국 베이징, 베트남, 인도)·리테일 우선 시장(미얀마, 캄보디아)으로 구분해, 각 국가별로 맞춤형 사업모델을 본격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시장은 캄보디아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농협은행이 글로벌 핵심 공략지로 공들인 곳이다. 농협은행은 이미 국내 금융사가 대거 진출한 베트남 시장보다는,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캄보디아에 영업을 시작했다. 2018년 문을 연 후 2022년까지 매년 성장세를 그리다 2023년 실적이 고꾸라졌다. 하지만 작년 흑자로 다시 돌아서면서, 성장 도약을 위한 기회를 마련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현재 '소액 대출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농협은행은 향후 상업은행 전환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금융사 M&A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높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손익 성장(수익 극대화)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