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탈리스트' 브로디, 22년만에 두번째 男주연
최다관왕 노린 '에밀리아 페레즈', 2개 수상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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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이민 가정 출신 스트립 댄서가 러시아 망나니 재벌 2세와 결혼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아노라'는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5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는 괴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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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3시간 35분의 초대작으로 10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받은 '브루탈리스트'는 남우주연상(애드리언 브로디)과 촬영상(롤 크롤리), 음악상(다니엘 블룸버그)을 챙겨 체면치레를 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유대계 헝가리인 건축가 '라즐로 토스' 역을 열연한 브로디는 22년만에 두 번째로 남우주연상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앞서 그는 '피아니스트'로 2003년 제75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아, 역대 최연소(29세) 남우주연상 수상 기록을 보유중이다.
반면 13개 후보를 배출해 최다관왕을 노렸던 '에밀리아 페레즈'는 여우조연상(조 샐다나)과 주제가상('엘 말'),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위키드'는 미술·의상상 등 각각 2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두 편 모두 뮤지컬 영화다.
각색상과 남우조연상은 '콘클라베'의 피터 스트로갠과 '리얼 페인'의 키에런 컬킨에게 돌아갔다. '듄: 파트 2'는 음향상과 시각효과상을 차지했으며, 브라질 '국민 여배우' 페르난다 토레스가 브라질 군사 정권에 정치인 남편을 잃은 아내로 출연한 '아임 스틸 히어'는 국제 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이밖에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라트비아·프랑스·벨기에가 합작한 저예산 독립 애니메이션 '플로우'가 수상했다. 대홍수에 맞서는 고양이 일행의 모험담을 다룬 이 작품은 의인화하지 않은 동물 캐릭터를 앞세워 노미네이트 단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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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원로 연기자 모건 프리먼이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동료 진 해크먼의 갑작스러운 사망을 추모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고인과 '용서받지 못한 자'와 '언더 서스펙트'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던 프리먼은 "진은 자신을 그저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얘기하곤 했다"면서 "진, 당신은 그렇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