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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돈줄 말라가는데…은행권 동산담보대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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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3. 03. 15:00

지난해 국내은행 동산담보대출 전년比 16% 급감
고금리·건전성 문제로 시중銀 감소 전환 영향 커
"중소기업 신용 공급 위해 정책적인 활성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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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은행들이 유동성이 큰 자산인 동산(動産)을 담보로 하는 동산담보대출이 지난해 크게 줄었다.

고금리 기조로 대출 주요 수요자인 중소기업들의 건전성이 악화되자, 은행들이 대출 취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공급을 위해 정책적인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동산담보대출의 현황과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의 동산담보대출 잔액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4156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에는 1조6952억원 수준에 달했는데, 일 년 새 16.5%(2796억원) 급감한 것이다.

동산담보대출은 기계·기구 등 생산시설과 같은 유형 자산이나 원자재,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등 유동성이 큰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대출이다. 통상 부동산 담보가 부족하거나, 신용대출을 받기 힘든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용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동산담보대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당국도 그간 부동산 담보를 보완할 새로운 신용보강 수단으로서 동산담보대출을 장려해 왔다. 정상 기업이라면 반드시 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고, 2022년 말까지 동산담보시장 규모가 6조원 내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꾸준히 증가하던 동산담보대출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의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매년 증가하던 시중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이 작년에 처음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데다, 경기 불황으로 중소기업들의 연체율이 급증하는 등 건전성 리스크가 커지자 은행권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은 담보 가치를 산정하는 것부터 어려울뿐더러, 유동성이 높아 담보물을 수시로 추적해야 해 선호하는 대출이 아니다"라며 "은행 입장에서도 회수 불확실성이 부동산 담보보다 높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은 대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동산담보대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산담보대출을 통해 담보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도 대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필요자금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IBK기업은행이 발표한 '2024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규 대출을 거절당한 중소기업의 경우, 42%가 담보 부족이 원인이었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신용 공급 확대를 위해 동산담보대출의 추가적 활성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다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담보권의 보호 및 실행 절차를 정비하는 등 제도적 개선도 함께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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