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개발 신소재 고망간강
LNG 탱크도 소재 활용, 밸류체인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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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찾은 광양제철소는 포스코의 대표 제철소인 포항제철소보다 규모가 크다. 단일제철소로서 자동차 강판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 전 세계에서 포스코가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 고망간강이 이곳에서 나오고 있다.
포스코가 고망간강을 개발에 착수한 2008년 당시의 기술 위치는 선진 철강사와의 격차는 거의 해소했지만, 중국 철강사들의 추격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었다. 신제품 개발이 절실했다. 당시 국제사회는 지구온난화를 대비하기 위해 LNG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LNG는 특별한 특성이 요구됐다. 고망간강은 철에 다량의 망간을 첨가해 영하 196℃의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나타낼 뿐 아니라 고강도, 내마모성 등 다양한 성능을 특화한 소재다. 2013년 개발 완료 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양산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순기 포스코 수석연구원은 "고망간강을 만들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규격이 있느냐'였다"고 설명했다. 그 전에는 규격이 있는 제품을 만들어 팔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스스로 해야 하는 새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었다. 이에 포스코는 2017년 ASTM 규격을 시작으로 API 등 다양한 규격 등록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장인화 회장의 결심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장인화 회장이 연구원 출신이기 때문에 개발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았다. 포스코 측은 "포스코이앤씨에서 LNG 육상탱크를 만들기로 했고 사실 다른 소재로 결정돼 있었지만 회장님이 고망간강으로 탱크를 만들자고 결단했고, 이에 세계 최초로 육상 저장 탱크가 탄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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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본 7호기는 현재 증설 공사 중으로 내부에 들어서니 마치 거대한 공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웅장했다. 2026년 2개 탱크가 준공되면 전체 8개 저장탱크 중 4개가 고망간강을 활용한 보다 안전하고 고기능성의 고망간강 탱크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공연장, 혹은 운동장 같은 시설에 LNG 가스가 모두 저장되면 우리나라는 LNG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기반을 더 확고하게 갖추게 된다.
LNG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관세와 연계해 통상 협상 카드로 활발히 활용하고 있어 LNG 생산과 저장 및 운송, 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시장의 확대가 기대되는 실정이다.
AI와 데이터 센터의 급증 역시 전력 부문의 천연가스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하루 약 33억 입방피트(bcf/d)의 새로운 천연가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약 2500만 톤의 LNG에 해당하는 규모로, 1720만 가구의 연간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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