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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승계 오디세이] 최대실적 찍고, 새 먹거리 찾고… ‘성공 DNA’ 물려받은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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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

승인 : 2025. 02. 25. 18:05

② 신성그룹 <下>
그룹주력 계열사 신성이엔지 성장세
2022년 매출 6641억 성과 '3배 약진'
클린룸 부문서 반도체 의존도 감축
태양광 설계·RE100 사업 중심 재편
아버지는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냈다. 1977년 경기도 안산의 조그만 공장에서 창업의 꿈을 시작했다. 20년 뒤인 1996년 회사 매출은 838억원으로 커졌다. 다시 20년이 지난 2016년 회사 매출은 2172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키운 회사에 2016년 말 딸이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3년 뒤엔 아버지 대신 경영을 주도해 2022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신성이엔지 성장사다. 창업주 이완근 회장의 뒤를 이어 차녀 이지선 대표가 회사 경영에 나선 지 올해로 꼭 10년.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지는 2년째다. 이지선 대표 체제에서 신성이엔지는 아버지 시대의 '성과'를 뛰어넘고 있다. 매출은 3배 이상 뛰었고, 클린룸·태양광에 신규 먹거리도 추가했다.

◇아버지와 딸의 '바통터치'

올해로 단독 대표 2년차를 맞는 이지선 대표는 아버지를 똑 닮았다. 교육학과 출신인 아버지가 국내 대표 장비기업을 창업한 것처럼 심리학과를 나와 기술기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15년간 경영수업도 차근차근 밟았다. 2002년 1월 신성이엔지 재경팀 주임으로 입사해 경영기획과 태양광 사업부서를 두루 거쳤다. 이후 2010년 경영지원본부 상무를 거쳐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시기 이지선 대표는 아버지를 도와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태양광 사업 부진으로 2013년부터 신성이엔지(당시 신성솔라에너지)가 경영난을 겪자 2016년 신성솔라에너지, 신성이엔지, 신성에프에이 합병을 주도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그 결과 신성이엔지는 2013년 6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후 3년 6개월 만인 2017년 1월 자율협약을 조기 졸업했다. 이지선 대표의 위기대응능력을 인정받은 게 이때다. 그가 2016년 12월 아버지 이완근 회장과 함께 3인 각자 대표이사에 선임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대표는 아버지가 경영일선에 물러난 2020년 신성이엔지 공동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지난해 3월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실적 키우고 신사업 날개 달다

이지선 대표 체제에서 신성이엔지는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했다. 취임 3년차인 지난 2022년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해 매출은 6641억원,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6%, 802% 증가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다만 2023~2024년엔 반도체 불황 여파로 주춤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지연으로 주력사업인 클린환경 사업부문 실적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2023년 매출은 5765억원, 2024년 매출은 574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누적 수주액도 3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줄었다.

이지선 대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의 돌파구를 '신사업'에서 찾고 있다. 클린환경 사업부문에서 반도체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용 클린룸 제조기술을 활용해 제약·바이오 제조용 클린품, 배터리 제조를 위한 드라이룸 시장을 열었다. 오피스 등을 겨냥한 공조 설비 사업에도 진출했다. 재생에너지 사업 부문도 태양광 설계·조달·시공, 재생에너지 100% 전환(RE 100)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네이버와 12개 태양광 발전사업자 간 제3자 전력거래계약을 중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매출다변화 전략으로 올해 이후 다시 한번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신성이엔지의 올해 매출을 6411억원,2027년 매출을 7391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2세들 독자경영 올해 본격화

신성이엔지가 이지선 대표 체제로 빠르게 전환한 가운데, 다른 두 자녀도 독자경영 속도를 내고 있다. 장남 이정훈 우리기술투자 대표는 벌써 4년차다. 우리기술투자는 2023년 매출액 1707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382.2%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7926억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적자를 냈다가 2023년 다시 1539억원으로 회복했다. 장녀 이정선 대표도 신성이넥스 경영을 맡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신성이넥스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21년 162억원, 2022년 203억원, 2023년 241억원으로 늘고 있다. 특히 동생 이지선 대표가 이끄는 신성이엔지와 협업을 통해 매출을 키우고 있다. 신성이넥스와 신성이엔지 간 거래규모는 2021년 61억원 → 2022년 88억원 → 2023년 109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신성 측은 "이미 세 남매가 각자 회사를 맡아 경영한 지 오래여서, 사실상 후계 구도는 정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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