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상장 첫날 300% 성공
기관 등 관심도 커져 투자 증가 전망
업계선 여전히 투기적 성격 반영 진단
조단위 기업 흥행여부 지켜봐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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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그간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던 공모가가 최근 조정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흥행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와 같은 시장 분위기를 지속하려면 기업공개(IPO) 기업들이 공모가를 적정 수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새내기주들의 흥행 이면에 투기적 성격도 존재하고 있는 만큼, 서울보증보험 등 상장을 앞둔 조단위 대어들의 흥행 여부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대어들이 시장에 잘 안착돼야 공모 시장 전반의 분위기도 호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위너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8500원) 대비 300% 오른 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소재 기업 엘케이켐 역시 180% 급등한 채로 장을 마쳤다.
IPO 기업이 상장 당일 '따따블'을 기록한 건 작년 8월 티디에스팜 이후 6개월 만이다. 앞서 공모 시장은 작년 4분기부터 시작해 약세를 보이면서 위츠를 제외한 기업 대부분이 '따블(공모가 대비 2배)' 근처조차 못 갔다. 이 기간 동안 상장한 기업 46개사 중 16개사(34.8%)만이 상장 첫날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얼어붙었던 공모 시장에 온기가 더해지기 시작한 건 이달부터다. 특히 아이에스티이를 포함해 최근 2주 동안 상장한 7개 기업들의 상장 당일 수익률을 보면 85%(6개사) 이상이 우상향하고 있다. 평균 수익률만 115.9%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반년 만에 따따블이 나온 점을 고려해 향후 공모 시장에도 호기로운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작년 말 상장했던 케이엔에스가 첫 '따따블'을 기록한 이후, 두 달 동안 IPO 기업들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이 140.1%를 나타낸 점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IPO 업계 한 관계자는 "따따블이라는 건 공모 시장에서 상징성을 가지기 때문에 기관이나 개인들을 집중시키고, 이는 투자 수요 증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위너스 바로 다음으로 상장한 엘케이켐이 200% 가까이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기업들이 공모가를 작년처럼 과도하게 산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 또한 공모 시장에 대한 흥행 기대를 키우는 이유 중 하나다. 앞서 지난해 IPO 기업들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공모가를 최상단 이상으로 결정하면서 업계로부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작년에 공모시장이 냉각됐던 것도 공모가가 과하게 산정되면서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문제들이 최근 완화되면서 시장 분위기도 점진적으로 회복된 것 같고, 나아가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향후 기업들이 욕심을 내기보다는 시장 상황과 기업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수준의 공모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공모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 기업 다수가 중소형주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여전히 투기적 성격이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추후 상장할 서울보증보험·DN솔루션즈 등 시가총액 조단위 기업들의 흥행 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결과에 따라 공모 시장 전반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총 3000억원보다 작은 중소형주 위주로 회복되고 있는 사실을 두고 시장 전반적으로 크게 괜찮아지고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고, 아직 투기 성격이 있어 보인다"며 "완벽한 회복이라고 보기엔 이른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장할 규모 있는 기업들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