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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카드 꺼내든 이찬우 회장…정체된 성장, 최우선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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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2. 25. 18:21

금융그룹 가운데 순익 5위권 머물러
중앙회 영향 아래 독립경영체계 강화
장악력 높이고 분위기 쇄신 행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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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이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매년 상·하반기 정례적으로 갖는 자리지만, 이 회장에게 이번 회의만큼은 의미가 남다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체제' 출범으로 농협금융 계열사 CEO(최고경영자)가 대거 교체된 이후 열린 첫 회의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그룹 조직 분위기를 다지면서 새로운 수장들과 함께 그룹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경영 방향성을 논의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체된 성장성'이다. 농협금융은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순이익 기준 5위에 머물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수익성은 경쟁은행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고, 생명·손해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들도 중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장이 강조한 키워드는 '혁신'이다.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계열사 간 협력과 소통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조직 전체가 농협중앙회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는 만큼, 이 회장은 중앙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독립경영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그룹 계열사 CEO들과 함께 신년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계열사 CEO들과 주요 부서장들과 함께 그룹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경영전략회의가 유독 주목되는 건 '강호동 체제' 출범으로 그룹 CEO들이 물갈이 된 이후 이뤄진 첫 자리여서다. 지주를 포함해 은행·생명·카드·손해보험·캐피탈·저축은행 등 9개 계열사 중 6곳에서 CEO 교체가 이뤄졌는데, 모두 인사권을 쥐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됐다. 작년 CEO 인사와 관련해 농협금융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이 회장은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이 제시한 해법은 '혁신'이다. 농협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에 수익성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 계열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농협금융의 작년 순이익(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은 2조8836억원인데, 농협은행 비중이 62%에 달한다. 그룹 2위사인 NH투자증권은 작년 700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거뒀지만 지분율이 57%에 그쳐 상당 규모 그룹 순익에서 제외되는데, NH농협생명·손해보험도 업계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회에 배당하는 농업지원사업비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작년 농협금융의 농업지원사업비는 4300억원에 달했다. 이에 이 회장은 중앙회와의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그룹 자체 수익성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경영 청사진을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고객 신뢰'도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은행 등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며 고객 신뢰가 크게 실추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책무구조도를 활용하고, ICT 시스템을 통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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