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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 유럽 중도 세력의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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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2. 25. 13:53

중도우파, 사민당과 좌우 합작 대연정 추진
'대서양 동맹' 균열 속 미와 관계 설정도 주목
GERMANY-ELECTION/CDU MERZ
독일 연방 총선에서 1당으로 올라선 기독교민주연합(CDU) 당 대표이자 총리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총선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중도우파연합이 1당을 차지한 독일 총선이 유럽에서 전통적 중도세력의 미래를 판단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극우 정당들의 거센 도전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냉담한 태도 속에서, 유럽의 전통적 정치 세력들이 산적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연방 총선거에서 승리한 기독교민주당(CDU)의 차기 유력 총리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이날 "유럽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강화해 점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전역에서는 프랑스의 '국민연합(RN)', 영국의 '리폼당',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PO)' 등 민족주의와 반이민 정서를 내세운 정당들이 이민 문제, 저조한 경제 성장,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불안감을 이용해 세를 확장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메르츠의 CDU와 바이에른 지역의 자매 정당인 기독교사회당(CSU)은 1949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AfD는 20.8% 득표율로 2021년 선거 대비 2배 가까이 약진했다.

또 최종 개표 결과 CDU-CSU 연합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의 합산 의석이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면서 중도 세력간 좌우합작 연립정부 구성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메르츠 대표가 총리가 된 뒤 2년째 지속된 경기 침체와 급증하는 난민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도전에 대한 유럽 차원의 대응을 주도하지 못할 경우, 2029년 차기 총선에서 AfD가 승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메르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유럽에 대한 안보 보장을 약화시키겠다는 위협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또 일론 머스크가 독일 유권자들에게 AfD를 지지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이런 개입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메르츠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유권자들의 독일 경제의 정체, 높은 생활비, 이민 문제에 대한 불만을 해소할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국제 질서 변화 속에서 러시아와 미국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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