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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이 직교역을 재개함에 따라 첫 번째로 5만 톤의 쌀이 파키스탄 카심항에서 출항했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이 직교역을 재개한 것은 '동파키스탄'으로 불리던 방글라데시가 9개월 간의 전쟁 끝에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한 1971년 이후 처음이다.
양국 간의 직교역이 재개된 것은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반대시위로 축출되고 노벨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이끄는 임시정부가 들어서며 외교 관계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이달 초 마무리 된 양국의 새 협정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 무역공사를 통해 파키스탄에서 톤(t)당 499달러(71만 3170원)에 백미를 구매하게 된다. 선적은 두 단계로 진행되고 나머지 2만5000t은 다음달 초 출항할 예정이다. 통신은 다만 파키스탄산 쌀 가격은 방글라데시가 톤(t)당 474.25달러(67만 7750원)보다는 높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에선 최근 몇 달 동안 쌀 가격이 15~20%가량 상승했고 중급 쌀도 ㎏당 80타카(941원)에 거래되며 정부도 쌀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쌀 가격 통제를 위해 입찰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쌀을 수입하는 한편 수입 관세도 폐지했다.
파키스탄은 1947년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하며 탄생했다. 당시 오늘날의 방글라데시는 동파키스탄이었는데 서로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데다 서파키스탄 중심의 국정 운영이 이어지며 1971년 독립 전쟁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동파키스탄은 인도의 지원을 받아 방글라데시로 독립했다. 방글라데시는 독립전쟁 이후 파키스탄과는 거리를 두고 인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친(親)인도파 하시나 전 총리가 대규모 시위로 퇴진하고 인도로 망명하며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관계는 악화했다. 이후 꾸려진 임시정부를 이끄는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고문은 지난해 12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만나 경제 협력 강화로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의 관계 개선은 하시나 전 총리의 퇴진 이후 방글라데시에서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 인도에겐 또 다른 당혹감을 안기고 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영유권 문제 등으로 전쟁을 치르는 등 대표적인 앙숙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