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정상 중 올해 백악관 첫 방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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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프랑코스 아르헨티나 수석장관은 23일(현지시간) 현지매체 미트레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사흘 간의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엄청난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방미를 계기로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국제적 위상도 달라지게 됐다"며 "국제사회, 특히 중남미에서 아르헨티나의 영향력이 제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국무총리 격인 아르헨티나의 수석장관은 내각을 총괄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19~22일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했다. 그와 함께 친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 산티아고 카푸토 대통령자문, 마누엘 아도르니 대변인 등 아르헨티나 정부 핵심 인사가 동행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약 18분간 약식 양자회담을 가졌다. 회담에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상호주의에 처음으로 합류하는 국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중남미 언론은 "합류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확인되진 않지만 밀레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풀이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물론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잡힌 건 아니만 이르면 상반기 중 방미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아마도 남미 정상 중에선 가장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의 대표적인 보수우파 정치인인 밀레이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라는 닉네임으로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미성년자 성전환 금지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비슷한 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엔 아르헨티나가 마약 밀수 등을 방지하기 위해 볼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인 살타주(州) 아구아스 블랑카스에 철조망을 치겠다고 밝혀 '트럼프 따라하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효성은 높지 않다.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간의 국경 길이는 약 742㎞인데 아르헨티나가 철조망을 치겠다고 한 구간은 200m에 불과하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이번 방미 중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원한다고 재확인했지만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회원국인 아르헨티나는 관련 조약에 따라 독자적으로 타국과 FTA를 체결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친미 노선을 대외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아르헨티나의 레토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