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대중에게 영신수련 전달하고 있어
"영신수련, 참된 나를 찾고 평온 얻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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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수련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최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예수회센터에서 심백섭 유스티노 신부를 만났다. 1960년생인 심 신부는 영신수련 지도 교사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990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3년 예수회 입회, 2003년 사제서품를 받고 2016~2019년 대전 가톨릭대학교 영성지도 교수를 맡았다. 2024년부터 현재까지 예수회 후원회 강의전담 신부로 현재 유튜브 예수회 한국관구 채널에서 영신수련을 가르치고 있다.
예수회 신부를 위한 영신수련을 굳이 대중에게까지 전하는 이유를 묻자 심 신부는 "꼭 필요하니까"라고 답했다. 공허와 고독에 빠져 자극적인 것만을 찾는 현대인에게 그 갈증을 해소할 '쉼'이 영신수련에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심 신부와 나눈 대화다.
-사람들은 불교와 달리 천주교는 특별한 수행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느님의 은총과 믿음을 강조하니까 천주교를 타력 신앙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천주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수도 전통이다. 수도 전통에서 중요한 것은 규칙이다. 취침과 기상, 식사, 기도와 노동, 기타 활동 등 공동체 생활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한다. 하느님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일종의 금욕 수행인 셈이다."
-일반인은 영신수련에 잘 모르는 편인데 신부님께서 보는 영신수련은.
"예수회는 회헌(예수회 규칙)과 영신수련을 중요하게 본다. 회헌과 달리 영신수련은 예수회 신부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열려있다. 영신수련은 이냐시오 성인의 신비체험에서 시작했다. 가톨릭 피정 프로그램 자체가 영신수련의 피정에서 나왔다. 이냐시오 성인이 피정의 주보성인인 까닭이다. 개신교는 하느님과 직접 소통을 강조하는데 영신수련이 강조하는 것도 하느님과의 직접적인 소통이다. 특히 영신수련은 자신의 인생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 하느님은 내가 어떻게 살기를 바랄까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 참된 나를 잃어버리고 불안과 분노로 허덕이는 사람이 많다. 저도 젊은 시절 주위의 기대에 짓눌려 힘들어했다. 다수는 SNS나 오락거리에 빠지고 더 심해지면 도박·마약 등 극단적인 것에서 안식을 찾는다. 그러나 그렇게 한들 공허와 고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적 공허와 고독에 대한 올바른 해답은 영신수련이다."
-유튜브 채널 예수회 한국관구에서 영신수련 강의하고 계신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활동이 필요해지면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전부터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본당 신자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았다. 줌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는데 유튜브도 올리고 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니까 신자들도 좋아하더라.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데는 유튜브 강의가 이점이 있다. 예수회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변방으로 나가라'고 하셨다. 예수회는 이러한 '나가는' 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영신수련의 핵심은 '성찰'과 '식별'이라고 한다. 일반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영신수련에서 사용하는 '성찰'과 '식별'은 일종의 기도다. 내 일상에서 하느님이 현존하셨는가. 하느님에게 어떻게 응답했는지, 내 생각대로 보는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어떻게 보셨는지 성령의 도움으로 살피는 행위다. 신학에서는 성경을 두고 '성령의 감도를 받아서 유대역사를 보고, 유대인과 하느님이 소통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처럼 양심성찰도 성령에 눈으로 내 삶을 보는 것이다. 영신수련에서 식별은 단순한 지성적 고찰이 아니다. 일반인의 식별이 자신의 욕망·감정을 중시한다면, 영신수련에선 분별의 중심을 선한 의도(하느님의 뜻)에 둔다는 것이다. 내 에고가 중심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중심이다."
-영신수련을 직접 해본 입장에서 어떤 변화나 체험이 있었나.
"세상에선 흔히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고 하는데 '고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그리스도 신앙이다. 영신수련의 기도를 통해서 은총받을 수 있다. 불교에서는 계(계율)·정(집중)·혜(지혜)를 말하는데 영신수련은 지혜로부터 시작한다. 나를 알고 하느님을 내적으로 아는 데서 출발해, 그렇게 함으로써 나와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정이고, 예수님의 뜻을 따라 실천하는 것이 계다. 진정으로 사랑하면 예수님의 삶을 따르게 된다. 저는 20대 시절 늘 악몽에 시달렸다. 주변의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내적으로 괴로웠다. 그러나 영신수련을 하면서 악몽에서 벗어났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서도 초연해지면서 평화를 누리게 됐다. 또 꿈꿔도 악몽 대신 영적으로 의미 있는 꿈을 꾸게 됐다."
-일반인 중 영신수련으로 삶이 달라졌다고 하는 사례가 있나.
"순천 예수회 영성센터에서 영신수련을 함께한 분 중에 꽤 있다. 어느 자매님의 경우 '순천에서 30일은 최고 시간이었고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감사의 문자를 보냈셨다. 그 후 1년 뒤에도 '보물상자에서 보물을 꺼내듯이 그때의 가르침과 기억을 꺼내서 일상에서 힘과 위안을 얻는다'고 문자를 주셨다."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종교 전통은 수행일 뿐만 아니라 쉼이다. 우리는 너무 바쁘고 너무 많은 자극으로 지쳐있다. 사고의 깊이도 얕아졌고, 영혼이 그만큼 병들어 있는 상태다. 쉬지 않고는 병든 영혼을 치료할 수 없다. 무엇보다 쉴 줄 아는 연습이 필요한 시대다. 자기가 평화를 누려야 남한테도 평화를 전할 수 있다. 영신수련을 그러한 쉼의 연습으로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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