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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중도층 타령 말고 자유우파 정당 정체성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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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24. 17:59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다음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파와 찬성파로 갈라질 조짐이다. 특히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이 22%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42%의 절반수준으로 급락하자, 당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최근 두 번의 총선에서 '중도'를 외치다 대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잡는다는 이유로 계엄반대나 탄핵찬성론을 펴다가는 공멸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힘 내에서 중도 공략론은 대선 주자들에게서 먼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이 오히려 중도층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대로 그냥 두면 우리 당이 위험하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도 "보수는 중원 경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한동훈 전 대표와 국민의힘 일부 친한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계엄반대와 탄핵찬성까지 공공연하게 외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두 달간의 잠행을 끝내고 오는 26일 '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책을 발간하며 정치복귀를 공식 선언한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해제와 국회 탄핵소추 결의에 찬성한 배경이 사적인 이해관계보다 국민을 우선시한 행보였다고 자신의 배신을 정당화했다고 한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2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 국민의힘이 극우화되고 있어 중도보수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탄핵 반대 이미지를 바꾸지 않으면 선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 찬성까지는 아니지만 비상계엄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최종 변론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포괄적으로 국민에 대한 사과 말씀이 들어있을 것 같다"며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대통령의 명령과 지시를 따른 분들에 대한 선처 같은 말씀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개엄 반대론을 폈다.

반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윤상현·나경원 의원 등 친윤파 인사들은 탄핵 불가론을 일관되게 외치고 있다. 윤 의원은 "대통령 탄핵과 구속 사태의 본질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도층을 포섭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의 말대로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굳건히 지킨다는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지금과 같은 높은 지지를 유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편적인 일부 여론조사를 보고 중도층 타령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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