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 개선세 지속 목표가 상향
공시 안한 한국금융 16% 상승 그쳐
현대해상·한화생명, 최대 30%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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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지분가치는 16% 늘어나며 1조원에 육박했다. 한국금융지주는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아 메리츠금융만큼 상승하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지분가치는 20~30%가량 축소됐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 등의 여파로 배당 여력이 없어진 점 등 주주환원 기대감이 사라지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조 회장이 보유한 메리츠금융 주식은 9774만7034주로, 지분율은 51.25%다. 지분가치는 이날 기준 12조2184억원으로 지난해 2월 23일(8조739억원)보다 51% 늘어났다. 메리츠금융 주가가 8만26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상승한 결과다.
조 회장의 지분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한 건 메리츠금융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덕분이라는 평가다. 메리츠츠금융은 지난해 7월 밸류업 공시에 나섰는데, 이는 국내 금융지주 최초다. 명확한 목표와 절차 등을 제시하며 '밸류업 모범생'으로도 평가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3334억원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도 기록 중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모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메리츠금융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하는 추세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는 1조원에 육박했다. 한국금융지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2월 23일(8190억원) 대비 16% 확대된 9516억원의 지분가치를 기록 중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전년 대비 46.8% 늘어난 1조391억원의 순이익 올린 바 있다. 주요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 등의 호조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상승폭이 메리츠금융보다 작은 건 밸류업에대 한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보유한 DB손해보험 지분가치는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23일 6239억원에서 이날 기준 6252억원을 기록하면서다. DB손보가 지난해 1조772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회계제도 변경 등에 따른 여파로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해석이다. 밸류업 발표를 아직 하지 않았다는 점도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경우 보유한 상장사 지분이 없다. 대신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상장사의 지분을 미래에셋캐피탈 등 비상장사를 통해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34.3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계열사와 혈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83.75%를 보유했다. 박회장이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 자산운용, 캐피탈 지분가치를 살펴보면 4조 2401억원 수준이다. 이는 작년 3분기 기준 각 계열사 자기자본을 보유지분으로 계산한 가치로 추산됐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지분가치는 이날 기준 478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815억원)보다 30% 줄어든 수준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가치는 7억7700만원으로 전년(10억원) 대비 23% 축소됐다. 현대해상과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진 여파로 지난해 결산 배당을 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주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배당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주가도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정책이 금융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오너들의 지분가치도 희비가 갈렸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은 시장에 배당성향을 확대하고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시그널을 줬고, 그 결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