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 회장 48년간 '기술력' 매진
반도체 핵심시설 클린룸 60% 장악
지분 증여 통해 후계구도 마무리
장남 투자·장녀 IT·차녀 핵심기업
이지선 967만주 받아 최대주주 등극
업계 "기업 경영구조 변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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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근 회장이 일군 신성그룹은 10여 년 전부터 경영승계를 착착 진행했다. 세 자녀(1남 2녀) 사이에 잡음은 없었다. 지분 증여를 통한 승계 과정도 깔끔했다. 장남은 투자전문 계열사를, 장녀는 컨설팅·IT솔루션 계열사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성이엔지는 차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현재 이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났고, 세 자녀가 계열사 경영을 이끌고 있다.
◇20년에 걸친 지배구조 변화
신성그룹 지배구조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효율적 사업 구조를 갖추기 위해 사업부문을 여러 번 재편했다. 2008년엔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당시 인적분할을 통해 신성이엔지(클린룸장비)와 신성에프에이(자동화 설비)를 신설하고, 신성홀딩스라는 지주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6년 말에는 인적분할로 신설했던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를 다시 흡수해 단일 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사명도 여러 번 바뀌었다. 신성홀딩스에서 신성솔라에너지로, 다시 신성이엔지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형성된 신성그룹의 현 지배구조 정점에는 이완근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있다. 이 회장과 세 자녀들은 신성이엔지, 우리기술투자, 신성이넥스 등 계열사 경영지분을 보유 중이다. 경영승계는 이미 '완료형'이다. 이완근 회장은 각 계열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세 자녀가 대신하고 있다. 장녀 이정선씨(53), 차녀 이지선 씨(50), 장남 이정훈 씨(48)가 각각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아 독자적 경영에 나선 상황이다.
◇3남매 경영승계 작업은 '순항'
신성그룹의 경영승계는 대략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주력 계열사인 신성이엔지는 뜻밖에도 차녀가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지선 대표는 지난 2016년 아버지 이완근 회장을 대신해 신성이엔지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 2월에는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다. 경영 일선에 나선 이지선 대표는 지분 승계도 '8부 능선'을 이미 넘겼다. 지난 2021년 4월 아버지 이완근 회장과 어머니 홍은희 씨로부터 신성이엔지 주식 967만8130주를 증여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이지선 대표의 신성이엔지 지분율은 8.11%다. 장녀인 이정선 씨와 장남 이정훈씨가 신성이엔지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이지선 대표에 미칠 정도는 아니다. 장녀와 장남도 각자 경영권을 행사할 회사를 두고 있다. 장녀 이정선 씨는 신성이넥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신성이넥스는 경영컨설팅과 IT솔루션을 담당하는 회사다. 지난해 신성씨에스에서 신성이넥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신성이엔지와 거래를 통해 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정선 대표의 신성이넥스 지분은 50% 넘는다. 장남 이정훈 씨는 우리기술투자 대표다. 2013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정훈 대표의 우리기술투자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보유업체로 최근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를 잇는 '기술기업' 성공 이어질까
이 밖에 신성그룹은 다른 계열사도 여럿 두고 있다. 공기 환경가전 B2C업체인 위니케어는 신성이엔지가 45.02%, 신성이넥스가 50.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드림하우스, 제주햇빛발전소 등도 있다. 해외법인은 중국법인인 소주신성초정화계통을 포함해 10곳을 두고 있다.
업계에선 현 시점에서 신성그룹의 후계구도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이완근 회장의 세 자녀가 독자 경영을 하는 구도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경영승계의 마무리 시점은 이완근 회장의 잔여지분 증여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이 회장 지분은 신성이엔지(7.15%), 우리기술투자(1.0%), 신성이넥스(12.8%)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1년 8월 이 회장이 자녀들에게 추가 증여를 하려다가 세금 부담 때문에 보류한 적이 있었다"며 "그 당시 증여 플랜을 보면 큰 틀에서 차녀가 신성이엔지 경영을 맡고, 남은 두 자녀가 각자 회사를 경영하는 구조에 변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