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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메기’된 토스증권… 리테일 강호 3사, 견제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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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2. 23. 17:31

서학개미 유치 각축전
토스, 지난해 외화증권 수익 212% ↑
턱밑추격에 미래에셋·삼성·키움 긴장
잇단 수수료 제로 선언·AI 데이터 분석
점유율 확보 파격혜택 출혈경쟁 불가피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의 70%를 보유하고 있는 리테일 전통 강호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토스증권이 낮은 수수료율을 기반으로 작년 외화증권 수익에서 200% 넘는 성장세를 나타내며 턱밑까지 쫓아왔기 때문이다.

외화증권거래 관련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을 호실적으로 이끈 사업이었던 만큼, 올해 역시 서학개미 유치를 목적으로 한 출혈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해외주식시장에서 메기로 등장한 토스증권을 견제하면서, '리테일 강자' 명성을 지키기 위한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 간의 각축전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에선 해외주식거래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메리츠증권 등 리테일 영향력을 키우려는 회사들이 지속 등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해외주식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의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각각 2701억원, 2202억원, 2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4%, 78.7%, 95.6% 증가했다. 시장에서 '리테일 전통 강호'로 불리는 이들 증권사는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 부문에서 나란히 1~3위를 기록했고, 수익 규모는 증권사 전체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1조4431억원) 중 48.5%에 달한다. 작년 기준 세 회사의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732조2488억원)에서 69.2%(507조268억원)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해외주식 중개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이들 증권사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은 건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으로 전년 대비 211.8% 증가한 208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시현한 셈이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에서 타사(0.25%) 대비 낮은 수수료율(0.10%)을 바탕으로 서학개미들을 성공적으로 끌어 모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종목별 배당수익률 등 투자지표를 잘 정리해 투자 편의를 높이고, 지난해 주식 모으기 서비스 수수료 무료화 정책을 시행한 것도 유인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까지만 해도 삼성·키움증권과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에서 2배가량 뒤쳐져 있던 토스증권이 현재 약 100억원 차이로 좁힌 배경이다.

이에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도 해외주식 중개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이들 증권사가 '1조 클럽'에 진입하는 데 있어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 수익 영향이 컸던 만큼,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해외주식 부문 수익 제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에 대한 수요가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이들 증권사 입장에선 성장의 기회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 수익률 향상에 집중함으로써 서학개미 유치에 나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즉 고객이 좋은 해외주식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도록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해외주식 사업 방향을 두고 "고객 수익률 증대에 집중해 투자 콘텐츠와 서비스를 차별해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량 종목 리서치를 통해 고객 수익률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해외주식 거래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연초부터 수수료 제로도 진행 중이다. 회사의 작년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174조6268억원으로 전체 해외 거래대금의 23.8%에 달한다. 키움·토스증권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키움증권도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수수료 제로를 선언하면서 서학개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 해외주식 거래대금(약 245조5000억원) 측면에서 보면 타사 대비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실제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다. 작년 한 해 동안 신규·휴면고객들에 한해 수수료 절감 정책을 펼친 영향이다.

해외주식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 했을 때, 회사가 연초 시행했던 수수료 제로 정책은 서학개미의 전체 모수를 늘리는데 우선 가치를 둔 영업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키움증권은 투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종목 스크리닝 서비스'를 오픈했고, 해외주식 적립식 투자 서비스도 이달 중으로 개시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삼성증권 또한 수수료 제로 정책을 바탕으로 MTS 내 투자 데이터 분석을 고도화하고, AI 기반 비대면 고객 관리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리테일 고객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부문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고, 최근에는 메리츠증권도 파격적인 혜택을 통해 서학개미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삼성·키움증권 등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끼리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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