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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 폭감, 외자 엑소더스로 中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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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2. 23. 18:59

외국인 투자 한창 때와 비교불가
폭감 이유도 다양하다는 것이 정설
외자 철수 지역은 거의 폐허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 경제가 외국인 투자의 폭감과 외자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더스'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단의 조치와 변화가 도래하지 않는 한 당분간 현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중국 경제의 급속 회복은 상당히 난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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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이라는 소리까지 듣던 광둥성 둥관에 최근 기업들의 파산 열풍이 불고 있다. 대만 기업들의 철수 도미노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이 사실을 전하는 중국의 한 매체의 보도./징지르바오(經濟日報).
정말 그런지는 우선 외국인 투자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최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의 경우 직접 투자액이 45억 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33년 전인 1991년의 44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를 기록했을 때인 2021년의 3441억 달러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대중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이 국면은 최소한 4년 정도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영업 적자 등의 현실적 문제 때문에 짐을 싸는 외자 기업들의 엑소더스 역시 가공할 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IBM과 MS 등 이름을 대면 알 만한 글로벌 기업들치고 철수를 고민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꿀을 빨던 독일의 자동차 메이커들까지 영업을 계속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대기업들조차 중국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꼽아야 한다. 중국의 중앙 및 지방 정부가 과거와는 달리 특혜보다는 각종 규제 등으로 기업을 옥죄는 현실도 무시하기 어렵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을 압박하는 상황 역시 거론해야 한다. 이외에 중국 내 생산 원가의 폭증, 전국 각지에 소재한 토종 경쟁 기업들의 기술력 발전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베이징의 경제 평론가 저우민산(周敏善) 씨가 "이제 중국은 더 이상 과거의 발전도상국 시장이 아니다. 특히 기술력은 미국과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 분야가 많다"면서 외자 기업들이 중국에서 버티지 못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분석한 것은 이로 보면 정곡을 찔렀다고 해도 좋다.

문제는 외자가 철수한 지방들이 완전 폐허처럼 초토화됐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대표적으로 광둥(廣東)성 둥관(東莞)과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를 꼽을 수 있다. 우선 둥관의 경우 대만 기업들의 투자 열풍으로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한때는 위세가 대단했으나 지금은 완전 반대의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대만 기업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썰물처럼 빠져나간 탓이다.

정저우는 애플의 하청업체인 푸스캉(富士康)의 일부 생산 라인이 인도로 이전된 것이 뼈아프다. 둥관처럼 되지는 않았으나 이전의 영화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해도 좋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 것은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고 해야 한다.

올해 중국은 지난해처럼 5% 안팎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현재로서는 달성이 쉽지 않다고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겪는 외국인 투자 폭감과 외자 기업의 '차이나 엑소더스' 이중고는 때문에 진짜 뼈아프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 경제 당국이 외자에 대한 각종 새 특혜 조치들을 만지작거린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은 역시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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