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 32.4%까지 상승
5대 은행 신용대출 평균 2.7%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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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17조1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8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주요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평균 20조7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5대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및 총량 제한 등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신용대출 공급을 줄였다. 기업대출을 늘리고,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신속한 대출 승인과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 대상 공급을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11월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대해 향후 3년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을 확대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해 대출 공급을 늘린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2023년 말 4조3000억원에서 2024년 말 4조9000억원으로 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체 신용대출 증가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30.4%에서 32.4%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대출 플랫폼 확장과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가 주효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신용대출 비교하기' 제휴사를 전년 29개사에서 56개사로 확대했다. '신용대출 비교하기'를 통한 신용대출 실행금액도 1790억원에서 1조1120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아울러, CSS 고도화를 통해 대출 승인 범위를 확대하면서, 기존 평가 방식에서는 거절됐을 중·저신용자 대출 6600억원 규모의 대출도 승인했다.
일각에서는 대출이 제한된 일부 이용자들이 카드론 등 고금리 대안을 모색하다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승인 절차가 간편한 카카오뱅크로 몰리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증가한 배경에는 해당 은행의 취지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며 "특히 지난해부터 DSR 40% 규제가 적용되면서 대출 이용자들이 카드론 등 고금리 상품을 대안으로 고려했으나, 카카오뱅크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신속한 대출 승인 시스템을 갖춰 이용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