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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한라·SK에코·현대건설…건설채 수요예측 연이은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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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2. 23. 15:01

현대건설, 1500억원 모집에 1조4900억원 주문 받아
SK에코플랜트도 1500억원 수요예측서 9880억원
HL디앤아이한라 역시 1560억원 몰려…모집액 2배
선제적 리스크 제거 노력·견조한 수주 실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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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HL디앤아이한라,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보다 더 많은 매수 주문을 받으며 흥행을 예고했다. 건설원가 상승 및 탄핵 정국에 따른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건설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선제적 리스크 제거 노력 및 견조한 수주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당초 모집액의 10배에 가까운 1조49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자세히 보면 2년물 600억원 모집에 5700억원, 3년물 700억원에 7800억원, 5년물 200억원에 1400억원의 자금이 각각 모인 것이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연결 기준 누적 1조220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23년 만에 적자 전환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빅 배스'(회사가 과거의 부실요소를 한 회계년도에 모두 반영해 손실이나 이익규모를 있는 그대로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것)를 단행한 데 따라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예측이 크게 흥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은 이번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오는 27일 회사채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 10일 1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해 당초 모집액의 6배를 넘는 988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은 바 있다. 1년물 400억원에 3030억원, 1년 6개월물 400억원에 2930억원, 2년물 700억원에 3920억원 등이다. 이에 SK에코플랜트도 증액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3분기 분기 기준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같은 해 11월 산업용 가스 제조회사 SK머터리얼즈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제작 기업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완전 편입하면서 투자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이른바 '캐시카우'를 통해 매출·수익성 확대 및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을 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HL디앤아이한라 역시 지난달 16일 71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2배 수준인 156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1년물 590억원 및 1.5년물 120억원에 각각 1100억원, 460억원이 몰린 것이다.

연초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 이뤄진 건설사 회사채 발행이라는 점에서 대규모 미달을 기록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누적 신규 수주액이 전년 대비 약 42% 증가한 1조4811억원에 달하는 등 업황 부진에도 견조한 수주 실적을 인정받았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4333억→4338억원, 507억→579억원으로 모두 증가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건설경기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건설채 투자 심리 위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양호한 펀더멘털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일부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엔 적지 않은 주문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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