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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반려동물 동반 여행 확대? 평소 배설물 처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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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5. 02. 23. 14:10

이장원
이장원 문화부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은 관광 산업에서 주목되는 분야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2022년에 이미 전체의 4분의 1에 달했다는 보고서가 나올 만큼 반려동물 동반 여행은 앞으로 발전할 공간이 비교적 큰 분야로 꼽힌다.

반려동물이 개 뿐만은 아니지만 함께 여행하고 산책할 수 있는 동물은 개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에 반려동물 동반 여행은 보통 개를 동반한 여행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개를 데려갈 수 있는 음식점, 카페, 호텔 등이 늘어나고 체험과의 접목 등 새로운 시도가 나오고 있어 소위 '반려인'들의 여가 선택지는 많아지고 있는 편이다.

다만 개 역시 본래 자연에서 온 동물이라는 점에서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것은 반려인들에게 아쉬운 점이다. 현재 국립공원, 도립공원은 원칙적으로 개를 포함한 반려동물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제한적으로 반려동물 동반이 허용되기도 했지만 국립·도립 공원급 여행지를 개와 함께 둘러보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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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경기도 포천시의 포천아트밸리 천주호의 모습. / 이장원 기자
각급 공원들이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하는 목적에는 자연생태계 보전과 야생동물 서식지 안정화 등이 있다. 무엇보다 탐방객 안전을 빼놓을 수 없다. 개를 키우지 않는 '비반려인'이 가장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우리 개는 안 물어요"다. 개 주인 입장에선 장기간 경험에 의한 결론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사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으며 개에 대한 공포심의 크기를 넘겨짚는 일도 옳지 않다.

공원 내 위생 문제도 안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경치 좋은 공간에 버려진 배설물은 여행의 즐거움을 한순간에 망가뜨릴 수 있다. 일부 개 주인들의 문제이지만 비반려인에게는 혐오를 일으킬 만한 일이다. 결국 반려동물 출입 허용은 여러 문제들을 안고 있는데다가 비반려인은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풀어가야할 일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개 키우는 문화가 일찍 자리잡은 미국에서는 다수의 국립공원이 반려견 동반 가능 산책로를 지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점진적인 확대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같은 공간의 확대는 비반려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점에서 무엇보다 반려인의 의식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을 논하기 전에 주변에서부터 목줄 착용 등 규정을 지키고 특히 배설물 처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비반려인의 반감을 줄이는 길이다. 또 지자체 등에서 최소한의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어 한국은 쓰레기통을 찾기 어려운 나라로 꼽히는데 개 배설물을 매번 집으로 가져가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의지의 범위를 떠난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반려인들이 책임있게 행동하고 개를 수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가 마련된다면 비반려인도 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개? 좀 데려올 수도 있지, 뭐"라고 하는 비반려인이 늘어날수록 반려동물 동반 여행의 공간은 더 커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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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시 한 공원에 설치된 반려동물 배변수거함. / 이장원 기자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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