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못 얻어도 AfD와 연합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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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독일 정치 지형이 다극화된 탓에 단독 과반을 확보하기는 어렵고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22일 보도했다.
중도보수연합의 총리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이날 뮌헨의 한 맥주홀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야당에서 보낸 3년은 충분하다"며 정권 교체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정체된 독일 경제를 되살리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유럽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메르츠가 이끄는 중도우파연합은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AfD는 2위를 기록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극우 정당으로서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어떤 정당도 AfD와 연정을 구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숄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집권 사회민주당(SPD)은 3위에서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숄츠 총리의 3당 연립정부(신호등 연정)가 지난해 11월 붕괴하고 숄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으로 예정보다 7개월 앞당겨 치러지게 됐다.
독일은 EU 27개 회원국 중 인구가 가장 많고 전통적으로 지도적 위치를 차지해왔으나 최근 몇 달간 프랑스와 함께 국내 정치 불안에 휩싸이며 영향력이 약화했다.
메르츠는 "내가 총리가 되면 독일은 다시 유럽연합에서 강한 목소리를 갖게 될 것"이라며 EU 내 독일의 리더십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단순히 한쪽 구석의 자리를 구걸하는 존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유럽의 주요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며,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필요할 경우 미국을 상대로도 우리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츠는 지난달 독일 국경에서 더 많은 난민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내용의 비구속적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결의안은 AfD의 지지를 받아 통과됐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AfD가 주요 법안 표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사례였다. 일각에서는 메르츠가 극우 정당과 손을 잡았다고 비판했지만, 그는 "AfD와 어떤 협상도, 연립정부 구성 논의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AfD와의 협력 가능성을 일축했다.
메르츠가 승리하더라도,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만약 단독으로 연정을 구성할 수 없다면, 2당 연합이 아닌 3당 연립정부가 필요할 수도 있다.
1인 2표 연동형 비례대표제인 독일 선거는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전체 630석을 배분한다. 지역구는 299곳, 이번 선거 유권자는 약 5920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