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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韓 경제 ‘희망’된 조선업…확실한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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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2. 21. 15:22

[사진_1]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한화
오랜 불황기를 견디고 찾아온 '슈퍼사이클'을 맞아 다시 한번 우리나라 조선업은 막중한 책임감을 안았습니다. 관세 폭탄을 예고한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계에는 협력을 요청해 통상 정책의 '지렛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면서죠. 빳빳한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명분이 돼 준 셈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 조선업도 손실을 보는게 아닌 '윈-윈'이 되는게 중요합니다. 책임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에서도 조선업의 위상을 높이고 내부적인 애로를 해결해줄 필요성이 있다는 겁니다. 아무리 조선업이 호황이라고 해도, 마냥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탓이죠.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민간 모두가 미국의 통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대미 물밑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략적 협력의 중요한 카드로 한국 조선업 경쟁력이 올라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효율적인 건조 능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은 해군 방위력 강화를 위해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 수주를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리 조선업계에 희소식이 돼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 해상수송사령부는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발주했습니다. HD현대는 처음으로 해당 사업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고, 한화오션 또한 참여가 유력합니다.

이처럼 미국 해군력 보강과 관련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싸흐면 우리 조선업계의 성장 역량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함정 MRO사업이 고수익 사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슈퍼사이클이 더 길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니 산업계에선 조선업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이 우호국과 비우호국을 막론하고 고관세를 표방하며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며 우리 산업계 전반이 위기를 맞았지만, 조선업만은 이런 우려에서 다소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미국을 협상테이블에 앉힐 카드로 조선업 협력을 꺼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려도 상존합니다. 우리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을 맞이했다고는 하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미국이 '협조'를 요청하고 있어도 자국 산업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려는 기조는 변함이 없는 탓입니다.

한편으로는 조선업을 영위하는 각 그룹사 차원에서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정제마진 악화와 석유화학 부진에 시름하는 HD현대오일뱅크나, 태양광·화학 부진을 겪는 한화솔루션, 범용 반도체 공급 과잉 여파를 겪는 삼성전자 등 어려운 사업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 조선업 특성상 사업 수주가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것 또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실제로 조선업계 수주 잔고는 2021년부터 빠르게 늘었지만, 지난해에야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지난번 호황기도 예상보다 빨리 종료됐고, 오히려 더 깊은 부진으로 돌아왔던 경험이 있는 만큼 낙관할수만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이외에도 고질적인 인력난이나, 중국의 기술력 발전 또한 무섭습니다.

결국 조선업이 우리 경제의 지렛대 역할을 하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유례없는 사업확장의 기회인데, 통상 지렛대로서의 역할에 치중하며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역할 수행에 힘을 실어줄 지원책을 확실히 보장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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