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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지 않는 지역경기”…지방은행, 중기 연체율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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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02. 21. 18:00

지방은행 중기 연체율 최대 1%대 진입
NPL 증가 및 커버리지 비율도 하락세
전문가들, 구조조정 및 선별적 지원 필요 지적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주요 지방은행 4곳(BNK부산·경남, 광주, 전북)./각사
지방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일부 은행은 연체율 1%대를 넘어섰다. 지역경기는 수도권에 비해 회복이 더디고 산업 기반이 취약한 만큼, 장기화된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부담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연체율 상승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실질적인 금융 지원과 구조조정 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BNK부산·경남, 광주·전북 등 주요 지방은행 4곳의 중기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은행은 중기대출 연체율이 전년 동기보다 0.3%포인트 오른 1.03%를 기록했는데, 이는 4대 지방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광주은행(0.68%)과 부산은행(0.68%), 경남은행(0.40%)도 전년 대비 각각 0.19%포인트, 0.16%포인트, 0.08% 오르는 등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체율 상승과 함께 부실대출도 늘었다. 전북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NPL)은 771억원에서1040억원으로 증가하며 비율이 0.75%에서 0.92%로 상승했다. 부산은행의 NPL도 1976억원에서 3542억원으로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47%에서 0.83%로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광주은행, 경남은행 역시 NPL이 증가해, 지방은행들의 부실 위험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은행들은 NPL 증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늘렸으나, 전반적인 부실채권 감내여력은 하락하는 추세다. 부산은행의 기업대출 NPL 커버리지 비율은 270.40%에서 158.66%로 급감했고, 광주은행도 219.2%에서 163.8%로 하락했다.

연체율 상승의 주요 요인은 부동산·건설업 경기 침체와 제조업 부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지방 미분양 주택은 1만7000호 증가하며 총 5만3000호를 기록했다. 특히 신규 분양 단지 9곳 중 7곳이 미달되는 등 수요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건설 수주도 광주, 경북 지역에서 각각 62.8%, 32.8% 감소했다.

부산의 오피스 공실률은 18.1%로 전국 평균(8.9%)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건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둔화와 소비 위축도 연체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제조업의 동향을 나타내는 광공업 생산지수는 호남지역이 전년 대비 2.4% 증가하는 데 그쳐 전국 평균 증가율(4.1%)을 밑돌았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지방은행은 연체율 관리뿐만 아니라 수익성 확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권 대비 대기업 의존도가 낮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경기 침체가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위험 관리 부담과 함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는 "지방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기업과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기업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은 업종 전환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한 대출 규제 완화가 아닌, 산업 구조를 조정하면서 실질적인 회복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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