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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식 정신무장…‘삼성다움’ 복원으로 위기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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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02. 20. 16:41

이달 말부터 2개월간 리더십 교육
전계열사 임원 2000여명 대상
'삼성 위기론' 돌파 모색 마련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보조금 9조원 받는다…역...<YONHAP NO-3185>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삼성전자
삼성이 9년 만에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기로 하면서, 개최 배경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0여명의 삼성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연 2회 개최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삼성 내부에서도 궁금증이 많다.

20일 삼성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4월까지 진행되는 세미나 주제는 '삼성다움 복원'이다. 삼성인력개발원 주관으로 경기도 용인 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국내외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명가량이 대상이다. 해외 주재, 외국인 임원들도 모두 세미나에 참여한다.

현재까지 공지된 세미나 내용을 보면 '교양교육'에 가깝다. △삼성에 대한 외부의 시각과 기대 △임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인식 △조직관리 역량 △리더십 실천 방안 등이 세미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이 정도 주제라면 임원 승진자 교육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세부 주제는 전혀 다른 내용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위기 돌파를 위한 '정신무장'에 중점을 둘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세부 프로그램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 삼성이 처한 상황에 대한 평가와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규모 소집형 행사를 여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내년 6월과 12월 글로벌 법인 및 국내 주요 사업부 임원 및 경영진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이 행사는 상·하반기 경영전략을 공유하는 공식 행사다. 하지만 이번에 여는 행사는 글로벌 전략회의와 성격이 사뭇 다르다. 앞서 삼성은 2009~2016년 매년 임원 대상 특별 세미나를 열었지만, 이 때도 정신무장 차원의 성격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재용 회장이 실질적 경영을 주도한 이후에는 단 한번도 대규모 소집행사를 연 적이 없다. 사법 리스크 탓이 컸다. 최근 검찰이 이재용 회장에 대한 상고를 결정하면서 아직 사법 리스크는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 상고로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현 상황이 너무나 위험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아니겠냐"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사업 부진 속에 미국의 관세부과 움직임 등 당장의 리스크 수위가 높아지는 만큼, 이 회장이 조직 내 위기의식을 높이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것이란 얘기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 이번 세미나는 과거 치밀하고 꼼꼼했던 삼성 고유 시스템을 복원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정체돼 있던 삼성의 DNA가 살아날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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