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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전락한 지주계 저축은행…올해도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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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2. 18. 18:20

지난해 합산 손실 1536억원…PF 부실 영향
NPL 비율 11.6%…전년比 7%p 이상 급증
"PF 부실 여진 지속…건전성 관리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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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지난해 각 금융지주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지주계 저축은행들은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이어지면서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데다, 악화된 건전성으로 수익성 제고도 쉽지 않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올해 금융당국 등이 PF 부실 정리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지만, 추가 충당금 반영이 예고되는 만큼 부진한 실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지주계열 저축은행 6곳(KB·신한·하나·우리·NH·IBK)은 지난해 1536억원 적자를 냈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금융지주가 은행·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이들 저축은행의 부진은 지속됐다.

신한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증가한 우리금융저축은행이 859억원 손실을 냈고, 이어 IBK저축은행이 546억원, 하나저축은행이 322억원, KB저축은행이 11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신한저축은행은 179억원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299억원)보다 감소했다. NH저축은행만 영업비용 감소에 힘입어 562억원 적자에서 126억원 순익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저축은행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때문이다. 부동산 PF의 사업성 평가에서 '부실 우려' 등 등급을 받은 경우 의무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6개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283억원으로, 전년 동기(6024억원) 대비 37.5% 급증했다.

문제는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6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1.6%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부동산 PF 대출과 건설 관련 업종 대출에서 연체 등 부실 대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PF 사업에서 토지 매입용 자금대출로 이용되는 브릿지론의 경우 과반에 달하는 52%가 고정 이하 등급으로 분류된 상태다.

올해에도 건설업의 경기 악화와 부동산 시장 경색 등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PF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을 최소 50% 이상 유지하도록 지시하면서 대손 부담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 등은 올해 상반기 내 부동산 경·공매 플랫폼과 부실채권 정리 회사인 NPL사 설립을 추진하며 부실 부동산 PF를 모두 정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실제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PF 부실에 대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저축은행들의) 실적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정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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