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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새 진용 구축한 삼성…‘JY 복귀’는 올해도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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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2. 18. 14:51

18일 이사회 열고 주주총회 상정 안건 결의
이재용 회장 이사 선임안 없어, 사법리스크 영향
전영현·송재혁·이혁재 등 반도체 전문가 이사진 합류
자사주 3조 소각하고 5월까지 3조 추가 매입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 행사 마친 이재용 ...<YONHAP NO-3905>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모습./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올해도 불발됐다. 2019년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지 6년째다. 자그마치 10년간 이 회장의 발목을 잡아 온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한껏 기대감을 키웠던 이 회장의 완전한 책임경영 체제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내부에선 초격차 기술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이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통해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과 송재혁 CTO(최고기술책임자), 이혁재 서울대 교수 등 반도체 전문가를 새 이사진으로 선임하는 한편, 각각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매입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주주총회는 다음달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 이사회 개최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결국 포함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2019년 10월 임기가 끝난 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직에 오른 후에도 등기이사로는 복귀하지 않았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당초 삼성 안팎에선 이 회장이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올해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주력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만큼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는 풀리지 않은 사법리스크 족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항소심 재판부가 이 회장의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후 검찰은 판결에 불복하며 해당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했다.

통상 상고심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오히려 경영 리스크를 부각할 수 있다는 내부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법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회장이 등판을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 회장 중심의 '신경영'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수년간 이어졌음에도 검찰이 상고를 결정한 점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이사회는 전영현 DS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포함한 이사진 교체를 논의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한종희·노태문·이정배)과 사내이사 6명(김한조·김준성·허은녕·유명희·신제윤·조혜경)으로 구성돼있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이사진은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과 김한조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6명이다.

이사회를 통해 전영현 DS부문장과 송재혁 DS부문 CTO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노태문 MX사업부장도 재선임되면서 사내이사는 총 4명으로 늘었다.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기술 전문가를 보강해 초격차 기술 확보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신규 사외이사에도 반도체 전문가로 꼽히는 이혁재 서울대 교수를 선임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불발되긴 했지만, 삼성은 이전에도 부회장 중심의 책임경영을 통해 성장해왔다"며 "주요 사업부문 수장들이 이사진에 합류한 만큼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오는 20일 약 3조48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5월 16일까지는 3조3만3000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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