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 순익 5조9000억, 캐시카우 역할
실적 호조에 밸류업 기대감 더해져
|
실적 견인과 함께 밸류업 강화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큰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의 밸류업 공시에 이어 다른 금융계열사도 밸류업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그룹내 그간 '큰형님'으로 자리해온 삼성전자가 올 초 대비 현재까지 시가총액이 4.49% 증가할 동안 삼성금융계열사 4곳(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의 시총은 15.01% 늘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1월 2일) 대비 이날까지 삼성전자 시총은 333조 1139억원으로 4.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금융계열사 4곳의 시총은 43조 5163억원에서 50조 488억원으로 15.01% 증가했다.
금융계열사 중에선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주가 상승세가 가장 돋보인다. 삼성화재 주가는 이날 42만5000원을 기록, 전거래일 대비 9.43% 증가했다. 특히 삼성화재 시총은 이날 20조 396억원을 넘었는데, 시총이 20조원을 넘어선 건 작년 12월 3일 이후 두번째다. 삼성화재 시총은 올 초 16조 8418억원에서 20조 396억원으로 18.99% 확대됐다.
이어 삼성증권의 시총이 올 초 3조 8444억원에서 4조 3757억원으로 13.82% 증가했고, 삼성생명과 삼성카드도 각각 같은 기간 12.79%, 10.23% 늘었다. 삼성금융계열사 4곳의 시총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더욱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삼성금융계열사 4곳 모두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2조 2503억원, 2조 768억원으로 나란히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카드도 각각 전년 대비 64.2%, 9.1% 순이익이 확대됐다.
지난달 삼성금융계열 중 처음으로 삼성화재가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른 금융계열사들의 주가 상승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화재는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유 중인 15.9% 자사주를 2028년까지 5.0%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인데, 이를 가정하면 매년 2.5~3.0% 자사주 소각과 2.8~3.0%의 주주환원율 상향이 기대된다.
삼성금융 계열사의 수익 경쟁력도 금융지주사들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작년 5조 800억원의 순이익을 낸 KB금융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는 11곳인데, 순익의 60% 이상을 KB국민은행이 담당했다. KB금융 내에서 보험, 증권, 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 중 업권 1위를 차지한 곳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금융계열사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삼성금융계열사 4곳 중 3곳인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카드는 지난해 순익 기준 업계 1위를 기록하며 국내 금융산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은행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데도 보험과 증권, 카드업에서만 6조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내고 있다. 밸류업 기대와 함께 실적 증가 영향으로 증권업계선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의 투자 비중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8조원 달성 이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율을 높여갈 방침이다. 작년 4분기 기준, 삼성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이 6조 9000억원인점을 감안하면 약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SK증권은 삼성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5만7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신한투자증권은 업종 내 톱픽으로 제시했다.
다만 삼성증권의 밸류업 공시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여기에 발행어음 심사 또한 대주주 리스크로 중단돼 있는 상황이다. 국내 초대형 IB 증권사는 5곳(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인데, 이중 삼성증권만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대주주의 리스크로 발행어음 심사가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밸류업이나, 신사업 신청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