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처리 시스템 도입해 재활용률 높여
"폐기물 처리능력 선도…정유사 협력 논의"
|
기존 화석원료가 아닌 식물성 오일 및 폐기물 등을 활용한, 지속가능항공유(SAF)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올해부터 EU(유럽연합)에서는 SAF 혼합 2%를 의무화하는 등 정책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SAF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항공사들은 곳곳에서 SAF를 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SAF에 들어가는 폐기물은 과연 어디서, 누가 공수하고 처리하는 것일까. 이 분야는 15년 이상 폐기물 재활용 경험을 쌓아온 DS단석이 앞서나가고 있다. 회사는 이미 국내 최대 바이오디젤(HVO) 생산능력(연간 30만KL)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평택1공장에 HVO-PTU(Pre-Treatment Unit, 전처리 공정), 쉽게 말해 SAF에 들어가는 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했다.
지난 13일 기자들의 주 활동지라 할 수 있는 여의도를 벗어나 약 두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DS단석 평택1공장으로 향했다. 익숙한 고층 건물을 멀리하고 도착한 곳에는 수많은 기업들의 현장이 자리한 공장단지가 있었다. 그중 가장 최신식으로 보이는 DS단석의 SAF 원료 생산 공장으로 들어섰다.
평택1공장은 DS단석이 기존에 국내 공장 중에서도 가장 많은, 연간 10만톤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해온 곳이다. 회사는 이곳의 남은 부지를 활용해 첫 SAF 원료 생산지를 마련했다.
새 건물임을 티내듯 짙하게 시멘트 냄새가 나는 건물에 들어서면, 거대한 원통과 수많은 파이프가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다. 1~6층까지 100%에 가깝게 자동화돼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신 설비만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움직일 뿐이었다.
SAF에 들어갈 순수 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과정은 크게 A, B, C 세 파트로 나눠진다. 먼저 A 공정을 통해 폴리에스테르 등 화학 물질을 제거하고, B 공정에선 금속 등 이물질을 다시 한번 없앤다. 마지막으로 C 공정에서 화합 물질을 첨가해 최종적으로 완전 제거하지 못한 이물질을 흡착시킨다. 실제로 초기 황토빛의 뿌연 원료가 공정을 거쳐 투명하게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동관 DS단석 평택1공장 생산부 차장은 "최종적으로 판매되는 정제 제품에는 금속분이 거의 제로화돼야 한다"며 "실제로 불순물이 5ppm(피피엠) 이하로 줄어들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DS단석은 현장에 폐수를 재활용하는 시스템도 함께 도입했다. 소량이라도 기름이 있을 폐수를 원료로 재활용하기 위함이다. 김 차장은 "B 공정에 있는 원심분리기를 통해 폐수를 증발, 농축시킨 뒤 농축된 건 버리고 깨끗한 건 다시 공정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
DS단석은 지난해 10월 미국 정유 대기업인 필립스66과 1조원 규모의 SAF 원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평택공장에 해당 설비를 도입하기 전, 이미 그 능력을 인정받아 대규모 계약을 맺은 셈이다. 이러한 활약세로 최근에는 국내외 정유사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기돈 DS단석 평택1공장장 상무는 "이번 공정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들과 미팅했다. 전 세계 1~3위 안에 들어가는 정유사들을 비롯해 국내 정유사들과도 얘기하고 있다"며 "지금 SAF가 계속 당겨지고 있는 부분이고 사실상 그 원재료를 유일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 우리"라고 설명했다.
SAF 생산에 직접 뛰어드는 정유사가 전처리 공정까지 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DS단석은 그간 쌓아올린 경험이 이미 업계에서 경쟁력이 됐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박 상무는 "혹자는 대기업에서 돈을 싸들고 와서 폐기물을 다루면 되지 않느냐 하는네, 시간도 돈도 많이 드는 것이 문제다"며 "15년 이상 DS단석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 폐기물 회수부터 컨테이너 입고까지 어마어마한 양을 들여왔다. 폐기물 신고서만 봐도 안다. 거기서 우리 경쟁력이 분명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정유사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현실적인 부분이나, 많은 용량을 바이오원료로 채우는 것도 사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내 바이오 산업 위축이 예상되나, DS단석은 또 다른 곳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박 상무는 "화석연료 위주의 정책으로 간다 해서 기존 친환경 정책들이 그 나라에서 없어지는 건 아니고, 한텀 쉬는 것"이라며 "특히 작년 여름에 이어 올 여름이 사상 최대로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후문제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부분은 모두가 각성해야 하고, 올해는 유럽 쪽에서 시장성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유럽, 멀리 보면 캐나다까지 보면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SAF 수요 증가에, DS단석은 군산공장에도 SAF 원료 생산 공장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신현석 DS단석 수석연구원은 "평택공장과 군산공장 설비는 투트랙 전략으로 갈 예정"이라며 "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성분이 많은 원료는 평택에서, 비교적 불순물이 적은 원료들은 군산 쪽에서 하려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국내에 마땅한 경쟁설비가 없다. 더욱이 평택공장에선 글로벌 스탠다드의 성격을 강하게 설계하고 플랜해 놓은 상태라 2세대 바이오디젤, 특히 항공유 부분에 있어 가장 큰 라이센서로 활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