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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메모 4개 버전…野 의원에 인사청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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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2. 13. 18:18

尹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
법조계 "홍 차장 진술 진위 명백히 가려야"
조태용 국정원장, 윤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 발언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명단이 적힌 이른바 '홍장원 메모' 작성 경위가 1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 증인으로 나온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진술로 일부 드러났다. 윤 대통령 측도 메모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헌법재판소(헌재)에 홍 전 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줄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홍 전 차장의 진술이 윤 대통령의 체포 시도 혐의 유무를 가릴 핵심 증언으로 인식되어 온 만큼 헌재가 홍 전 차장 진술 진위를 더 명백히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태용 "홍장원 메모 4개…신뢰성 강한 의문"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용 국정원장은 그간 홍 전 차장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강한 의문을 지적했다. 조 원장은 계엄 당일 밤 11시 6분 국정원장 공관 앞에서 메모를 썼다는 홍 전 차장 진술에 대해 "그 시각에 홍 전 차장은 공관이 아니라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며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듣고 썼다는 메모도 2개가 아니라 4개 버전이 있다고 조 원장은 진술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의 진술대로라면 메모가 2개 있는 셈인데, 계엄 다음날 홍 전 차장이 보좌관에 다시 한번 기억나는 대로 메모를 써라고 지시했고,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썼다"며 "이것이 세 번째 메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좌관은 파란색 펜으로 사람 이름만 썼고 동그라미를 치거나 '방첩사'라는 문구 등 가필은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이날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쓴 메모에 가필을 한 버전이 네 번째 메모"라며 "홍 전 차장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의 진술대로라면 홍 전 차장이 직접 들은 기억을 토대로 메모가 작성된 것이 아니라, 보좌관이 계엄 당일도 아닌 그 다음날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체포명단을 작성했다는 얘기다. 이는 그간 홍 전 차장이 자신이 직접 들은 체포명단이라고 주장한 것과 상당히 배치되는 것 뿐만 아니라 보좌관 기억에 의존한 불명확한 증거일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윤 대통령 측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홍장원 전 차장의 메모 작성 경위가 전부 거짓말임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말했다.

◇尹 "홍장원, 정치적 중립 문제 심각"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박지원·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7차례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 원장은 "지난해 8월쯤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에 계셨던 지난 정부 어느 야당 의원이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면서 '차장이 나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한 사람 통해 일곱 차례 나한테 인사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했다"며 "그 얘기를 듣고 제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홍 전 차장을 해임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야권과 관련한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분명한 사실은 홍 전 차장은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서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이유에 대해 "'방첩사령관이 (홍 전 차장과) 육사 선후배니 방첩사 지원을 잘 해줘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 전 차장은 이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게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고 대상자 명단을 수첩에 받아 적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전 차장은 박지원 의원에게 인사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박 의원은 지난 2020년 7월 국가정보원장으로 부임했고 , 나는 그 해 12월에 퇴직했다"라며 "퇴직을 앞둔 사람이 왜 7번이나 인사 청탁을 하냐"고 반박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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