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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관의 새책 '흥부의 딜레마'는 우리 사회가 당연시하는 사고와 행동,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사회적 현상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지적 성장을 위한 정치사회적·철학적 질문을 생태 미학, 생태 정의, 프라이버시, 역사의 과오와 사죄, 분단과 포용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던진다.
흥부는 자의적인 미학적 기준에 의거해 외모를 토대로 상이한 종들을 차별하는 것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임의적으로 자연생태계에 간여해 그 균형을 깨는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또 자신의 이웃이라고 여기는 제비 가족에 대한 특별한 유대감으로 인해 낯선 구렁이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
흥부의 새끼 제비 구하기는 진정한 선행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는가? 흥부는 새끼 제비를 구해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이것이 흥부의 딜레마이다.
이 책은 흥부가 처하는 가상적 상황을 설정하면서 우리가 대면하는 삶의 핵심 질문들을 논의한다. 흥부의 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담지하는 주관적 미학의 편파성, 생태정의론의 시각에서 정의로운 행위의 기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관음증과 관종 의식, 역사사죄론으로 본 한일간 과거사 문제, 포용론 관점에서의 남북 분단 상황을 풀어냈다.
솔과학. 3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