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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권 원내대표와 원 전 장관이 헌재에 맹공을 퍼부은 것은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할 헌재가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하는 의혹과 이의 제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시간에 쫓기듯 심리를 서두는 데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헌재의 일방적 독주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심리가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인데 이유가 뭐든 헌재가 "문형배의 인치" "헌법도망소" 소리를 듣는 것은 치욕스러운 일이다. 헌재는 이런 소리에 반발만 하지 말고 그 이유를 되씹어야 한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 대책회의에서 "헌재가 문형배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법리적인 판단보다 정치적 판단을 앞세워 중요한 탄핵 심판 일정을 뒤죽박죽 엉망으로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는 탄핵 심판은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헌재가 헌재법을 대놓고 무시하는데 국민이 헌재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심판에 대한 신속한 결정도 촉구했는데 헌재가 귀를 닫아선 안 된다.
원 전 장관은 헌재가 어떻게 본분을 저버리고 있는지 고발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핵심 사안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정족수 문제부터 해결할 것과 헌재가 목을 매는 마은혁 후보자에 대한 '셀프 임용' 시도는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게 변론기일, 심리 시간, 진실을 밝힐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대통령이 진실을 밝기 위해 요청하는 추가 증인 기각을 비판한 것이다. 핵심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는데도 30분 만에 증언을 끝낸 것도 비판했다.
위에서 제기된 논란과 비판은 새로운 게 아니다. 심리가 열릴 때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제기하는 문제다. 많은 국민이 같은 생각을 하지만 단지 말만 하지 않을 뿐이다. 언론과 법조계에서도 공감하는 문제다. 그런데도 헌재는 헌재의 일정에 맞춰, 헌재 방식대로 탄핵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헌재는 '헌재가 법과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는데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헌재는 좌편향 문제도 아주 심각하지만 위법과 비상식적 진행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