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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 한 겨울에 만나는 ‘지칭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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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06. 17:38

(23) 지칭개 그림
지칭개 그림
입춘(立春)이 지났지만 주변은 아직 무채색의 겨울이다. 그런데 꽁꽁 언 대지에 초록의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는 잡초가 있다면 믿어지시는가? 가을에 싹을 틔워 겨울을 나는 해넘이한해살이 식물 '지칭개'가 그 주인공이다.

지칭개는 추운 겨울바람을 피하고 지온(地溫)을 이용하기 위해 땅바닥에 바짝 붙은 모습을 취한다. 잎을 장미꽃 모양으로 펼쳐 조금이라도 더 햇빛을 받으려고 애쓴다. 갖은 악조건을 무릅쓰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지칭개는 이른 봄이 되면 그 어떤 잡초보다 줄기를 빨리 성장시켜 번식을 준비한다. 이렇게 경쟁력 강한 야생초이다 보니 예로부터 지칭개의 여러 탁월한 효능은 정평이 나있다.

최근에 풍수지리학자 한동환 씨가 '도시 명당을 찾아내는 잡초 이야기'를 펴내면서 지칭개가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여러 근거를 제시하며 지칭개가 서식하는 곳이 '좋은 터'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하였다. 평소 흔한 잡초로 인식되던 지칭개가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 경제 · 사회적으로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처음 겪는 불안정한 현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봄은 반드시 온다. 지칭개가 귀띔해주는 고진감래(苦盡甘來),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의미를 가슴에 잘 새긴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극복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그리고 다시 번영의 봄을, 벨 에포크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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