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LCR 평균 176.56%…하나·우리銀 200% 내외
은행권 외화 LCR 상승 지속, 외화 대출 축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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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24일 기준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외화 LCR 평균치는 176.56%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4.7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하나은행이 28.92%포인트 상승하며 201.84%를 기록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우리은행(190.45%) 역시 18.01%포인트 오르며 200%에 근접했다. 신한은행은 10.9%포인트 오른 155.54%, 국민은행은 1.07%포인트 상승한 158.40%다. 국민은행은 12월 초 대비 약 10%포인트가량 하락하며 다소 조정된 모습을 보였다.
외화 LCR은 은행이 30일 동안 예상되는 외화 유출액을 대비해 확보하고 있는 고유동성 외화자산의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외화 LCR 최소 기준을 85%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이들 은행의 외화LCR은 기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은행권이 외화 LCR을 높이는 배경에는 가라앉지 않는 환율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47.7원이다. 지난해 12월 3일(1402.9원) 대비 44.8원, 9월 말(1307.8원) 대비 139.9원 상승했다. 1400원 중반대 환율이 뉴노멀이 된 것이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변화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진 탓이다.
여기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이 1500원대까지 상승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1.3%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기업과 금융기관의 달러 수요도 증가하자, 은행들은 외환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외화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외화 LCR 상승이 장기적으로 외화 대출 축소로 이어져,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높은 수준의 외화 보유를 위해 외화 대출을 줄이면, 기업들이 해외 투자 및 수출입 거래에 필요한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은행들의 수익성에도 부담이 된다.
이민환 인하대 교수는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관세나 여러 변수들이 많아지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아 은행권에서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이 단기 유동성을 높게 유지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는 외화 대출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들 또한, 높은 외화 LCR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상당해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