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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압박 카드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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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2. 05. 09:58

대미 수출이 수입의 3배…보복관세 제한적
중 경제 불안정…제조업·수출 성장 포기 못해
전면적 관세 전쟁 보다 국내 경기 부양 시급
미국의 틱톡 인수 양국 협상 의제 될 가능성
COMBO-US-CHINA-POLITICS-TARIFF-TRADE-TRUMP-XI
미국의 대중국 10% 추가 관세가 4일(현지시간) 발효되고 중국이 오는 10일부터 미국 수입품일부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2차 무역 전쟁이 점화된 가운데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2차 무역 전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경제 불황에 시달리는 중국이 미국을 압박할 카드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막판에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는 4일0시1분(미국 동부시간)부터 발효됐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즉각 약 80개 품목에 대한 준비된 맞불 추가 관세를 오는 10일부터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개시하고, 텅스텐 등 핵심 광물의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 발생한 1차 무역 전쟁 당시 중국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비슷한 규모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2년간 대규모 관세 공방을 벌이며 전면전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엔 약 1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만 관세를 적용하고, 추가 보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중국 경제가 현재 부동산 거품 붕괴·디플레이션 등으로 심각한 불황에 빠진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또 1차 무역 전쟁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한 결과, 미국산 수입품이 대미 수출품의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여지가 대폭 줄었다는 뜻이다.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조사를 하겠다고도 밝혔지만, 구글의 검색 서비스는 2010년 이후 중국에서 차단돼 상징적 조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처럼 대미 보복 카드가 제한돼 있다.

아울러 중국은 5% 안팎으로 설정한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업과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대규모 무역 전쟁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면적인 관세 전쟁에 나서기보다 경기부양책을 통해 국내 경제 안정에 나서는 게 더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모든 보복 조치를 바로 시행하지 않고 10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혀 미국과 협상 여지를 남겼다. 중국의 이 같은 신중한 대응 덕분에 금융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제 관심은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무역 충돌을 피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시진핑 주석과 24시간 내 통화하겠다"고 밝혔으며,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시 주석과의 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해 양국 정상간 대화는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지분을 75일 이내에 미국 기업에 매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발효되기 몇 시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틱톡에 대한 관심이 크다"면서 "이 거래는 중국에도 훌륭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틱톡 매각 협상이 양국 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산 국산 원유와 천연가스 추가 구매 △위안화 환율 안정 유지 △1단계 무역합의 이행 등 양보 조치들을 통해 양국 관계 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양국이 서로 상대 눈치를 살피고 있지만 결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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