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체류 시간·매출 극대화 역점
백화점 규모 키우고 VIP고객 공략
K콘텐츠 접목해 글로벌 영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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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기업들이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52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매출액은 14조1061억원으로 3.0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백화점만 보면 전년도 4분기 비용절감 효과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다소 낮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 사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더 처참하다. 신세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1%로 증가할 것으로 봤으나 영업이익은 18.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은 4조2109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영업익은 2822억원으로 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뜩이나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12월 비상계엄과 이상기온으로 고마진 겨울옷 판매가 주춤하며 연말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소매판매액지수에서 소비불황 여파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의복이나 신발 같은 준내구재 부문이 3.7% 줄었다.
유통업계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올해 전략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유통군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백화점은 미래형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를 추진하며 실적 반등에 나선다. 롯데유통군은 올 상반기 싱가포르에 해외사업의 헤드쿼터인 iHQ를 설립해 흩어져 있던 해외법인을 편입시키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자본금 확충을 위해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백화점사업은 단순 쇼핑공간이 아닌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해 매출극대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인천 송도, 대구 수성, 서울 상암, 전북 전주 등에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는 올해 본점 타운화 사업을 본격화한다. 오는 3~4월 옛 제일은행 본점을 리뉴얼한 '더 헤리티지관'의 오픈을 시작으로 본점과 신관 등과 연계해 백화점 매출을 좌우하는 VIP를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강남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도 완성된다. 강남점은 지난해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하며 전국 1위 점포로,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푸드마켓과 즉석식품 카테고리와 카페, 건강관의 리뉴얼로 '4조 클럽' 가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 상반기 충북 청주에 커넥트현대 2호점을 시작으로 신규 점포 출점과 함께 K-콘텐츠 수출플랫폼 '더현대 글로벌'로 해외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한 영업이익에 발목을 잡았던 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와 현대면세점 등의 수익성 개선에도 나서며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2022년 3월 현대백화점에 편입된 지누스는 인수 후 계속된 실적 악화를 겪다 지난해 3분기(119억원)부터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며 실적 반등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최저가를 내세우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마트는 올해 역시 '가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식료품 상시 최저가 매장 '이마트 푸드마켓' 2호점을 올 상반기 내 서울 고덕강일에 오픈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유통업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면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반등이 시작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