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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철강업계, 고부가강판·친환경 규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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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1. 31. 15:26

하반기 건설경기 두고 회복 또는 침체 시각 갈려
자구책 절실…안정적 재무구조, 노사관계도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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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글로벌 건설경기 한파가 철강 업계 실적에 고스란히 들이닥쳤다. 특히 건설 자재인 봉형강 등을 주요 제품으로 삼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실적 하락폭이 컸다. 국내 신규 건설 수요가 얼어붙은 데 더해 중국에서 남아도는 저가 철강 제품마저 유입된 결과다. 이에 업계는 보릿고개를 날 자구책으로 각 사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건전한 재무를 기반으로 또 다른 주력인 자동차용 강판에 주력하고, 동국제강은 코앞에 닥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친환경 규제를 발판 삼아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를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44억원, 동국제강은 102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각각 61%, 57%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건설업체들의 투자 축소가 이어졌으며, 이는 주요 제품인 봉형강 및 건축용 판재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오는 하반기 건설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란 희망적 분석을 내놓는 반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건설사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신규 프로젝트 착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대제철은 공고이 다져온 재무안전성을 기반으로 보릿고개를 날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약 7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2조1563억원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 또한 152%로 건전하다.

상대적으로 자금 운용이 자유로운 현대제철은 신성장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또 다른 주력인 자동차용 판매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30%까지 확보해 실적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미국 현지 자동차 강판용 제철소 건설 등을 검토중이다. 이외에도 고부가강판을 생산하는 용융아연도금설비를 오는 2분기 준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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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인천 공장에서 철근이 생산되는 모습. /동국제강
동국제강은 CBAM 등 글로벌 환경규제를 기회로 활용할 방침이다. 회사는 철강 제품의 전 주기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목표를 두고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럭스틸' '포스마블' 등이다. 장기적으로 속도와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하이퍼 전기로'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환경 규제를 충족하고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를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안정적 노사관계로 유연한 생산 조절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동국제강은 높은 전기료를 감당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업계 최초로 철근 공장을 야간에만 운영하며 가동률을 평년의 65%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올해부터는 이를 약 50%까지 축소하며 비용절감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지금 몸을 낮추고 허리띠를 졸라맬 때"라면서도 "어려움을 겪겠지만 수십년 간 쌓아온 경제적·기술적 기반을 바탕으로 충분히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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