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올해 韓 1.5% 성장 그쳐”
경제계 ‘추경+금리인하’ 패키지 거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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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美성장률 못 미치는 '굴욕'…"내수침체 영향 커"
31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8%로 집계됐다. '항모'에 비유되는 거대한 규모의 미국 경제가 2023년(2.9%)에 이어 2년 연속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 성장률이 2년 연속 한국을 앞서게 됐다. 1971년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한국 보다 높았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간신히 2%에 턱걸이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 급격하게 식은 것은 정치 혼란 여파로 민간 소비가 위축되고, 고금리 영향으로 건설경기가 악화하며 내수가 얼어붙은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부터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로 고꾸라지면서 올해 1분기부터 저성장의 늪에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1%까지 낮춰 잡은 기관까지 등장했다.
◇'1.1% 성장' 전망까지 나와…'추경+금리인하' 패키지 거론
영국 경제분석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나온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CE는 하향 조정 근거로 소비 둔화에 이은 고용시장 부진, 지속되는 정치위기의 경제 부담 가중 등을 꼽았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고,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JP모건은 성장률 전망치를 1.2%까지 끌어내렸다. 씨티은행도 전망치를 직전 1.5%에서 1.4%로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한국의 성장률에 경고등을 켠 데에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내수 부문 취약성이 커진 데다 수출마저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모건스탠리는 '최소한의 성장' 보고서에서 "수출이 하향 주기에 접어들고 있고, 침체된 심리와 모든 경제 부문의 활동 둔화로 인해 소비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은 대내외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안팎에선 정부와 한국은행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정부의 추경안 제출이 2분기 말∼3분기 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월과 5월, 7월에 인하해 연말 기준 최종 금리가 2.25%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