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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돌풍에 中 열광 속 역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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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1. 30. 14:13

돌연한 미국발 딥시크 열풍에 난리
美 이겼다, 창업자 량원펑 집중 조명
트럼프가 선도할 견제 역풍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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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관련 행보를 소개한 한 친중계 홍콩 방송의 보도. 미국과 세계에 던진 충격파를 자세하게 전하고 있다./펑황(鳳凰)위성TV.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이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에 미국 뉴욕 나스닥에서 갑자기 불어오기 시작한 자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선두추쒀深度求索)의 돌풍에 열광하고 있다. 그야말로 완전 난리가 났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당연히 호사다마라는 불후의 진리가 주는 교훈을 의식한 듯 피하기 어려운 반작용의 역풍을 우려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진짜 그런지는 지난 수일 동안 유력 매체들의 관련 보도에 달린 긍정적 내용의 무수한 댓글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의 30일 전언에 따르면 보통 1개의 기사에 최소 평균 수천여개의 댓글들이 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당수 매체들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1위를 기록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 등이 집요하게 자국을 괴롭힌 미국을 이겼다는 요지의 보도와 함께 량원펑(梁文鋒·40) 창업자를 비롯한 딥시크의 젊은 천재들을 집중 조명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ICT 평론가 저우원(周文) 씨가 "중국은 이제 AI 분야에서도 미국과 동등한 수준에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 젊은이들이 굳이 미국 유학에 나설 필요가 없다"면서 자국의 AI 기술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중국어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에서 30일 오전까지 딥시크가 이틀 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질주한 사실도 자국의 '저비용, 고성능' AI 기업의 등장에 중국이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알리바바가 29일 부랴부랴 '딥시크-V3'와 오픈AI의 '챗GPT'보다 자사가 개발한 새 모델 '큐원(Qwen) 2.5-맥스'가 더 성능이 좋다고 주장한 것은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사실이라면 미국이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딥시크의 승승장구에 마냥 환호작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의 대중 견제가 향후 더욱 노골적인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 해군이 지난 28일(현지 시간) 내부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딥시크의 AI를 어떤 형태로든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을 볼 때 벌써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딥시크와 중국은 정말 난감한 지경에 봉착하게 된다.

게다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딥시크에 본격적으로 견제구를 날리려 하는 현실까지 더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실제로 양사는 최근 딥시크가 오픈AI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도용했는지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결과가 딥시크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딥시크와 중국이 글로벌 AI 업계의 공공의 적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영 매체들을 통해 "중국과 미국이 AI 분야에서 협력을 해야 한다"는 요지의 기사들을 경쟁적으로 내보내는 것은 절대 괜한 게 아니다. 중국이 딥시크의 급부상에 표정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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