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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핵시설 방문은 북·미 대화 주도권 잡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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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1. 30. 13:55

전문가 "金 '핵물질 생산 초과수행' 지시…비핵화 아닌 핵 군축협상 전략"
김정은, 핵물질 생산기지·연구소 현지지도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며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했다는 29일 북한 매체 보도를 두고 북·미 협상을 위한 주도권 잡기용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지 6일만에 김 위원장이 핵무력 강화 노선 관철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향후 대화에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직후 핵 시설을 방문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후 러브콜에 대해 우선 핵보유국 지위를 확고히 하고 향후 대미 협상에 있어 몸값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양 교수는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자극적인 행동방식이 아닌 보여주기식 방식으로 핵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의 반응을 떠보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계획을 초과수행하고 나라의 핵방패를 강화하는데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해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올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린 후 내년 이후 북·미간 핵군축협상에 나서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내 비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북한 보도의 특징은 기술적인 언급 없이 정치적인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이번 보도는 새로운 기술적 진전을 보여주는 기술적 의미보다는 현존하는 위협, 안보위험성에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핵물질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홍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적 발언에 대한 북한식 응답으로 봐야 한다"며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는 되돌이키기 어려운 '불가역성'에 진입해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미국의 대북정책과 접근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2기에 협상이 진행돼더라도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을 포기할 생각이 결코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다음 협상은 비핵화 아닌 핵군축 협상이다라는 것을 이번 공개 행보에서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변화가 없으면 핵무기를 고도화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기조에 변화가 없다"며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핵 군축, 이른바 '스몰 딜'을 압박하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이번에 방문한 핵 시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난해 9월 공개한 강선 핵 시설이라는 분석과 다른 시설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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