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중심으로 차기후보 물색
전문분야 균형 갖춰 공정하게 구성
관전 포인트는 올해 새로 꾸릴 KB금융 이사회가 또 다른 모범 사례로 남을지 여부다. KB금융의 지배구조는 4대 금융 중에서 가장 모범적이라고 평가받아왔다. 타 금융지주에 비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은 데다, 권선주 사외이사를 첫 여성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파격도 보였다. 최근 2년 동안 소비자학, 거시경제 전문가 등 새로운 전문 영역을 갖춘 사외이사를 기용한 만큼, 올해도 균형감 있는 이사회를 갖추기 위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에 소속된 7명 사외이사 가운데 권선주 의장과 오규택 사외이사가 오는 3월 최대 재직기간인 5년을 채우면서, 교체가 유력시 됐다. KB금융의 조화준·여정성·최재홍·김성용 등 4명의 사외이사 임기도 만료되는데, 이들은 재직 가능 기간이 남아있어 재선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KB금융 사외이사 중 대부분은 최장 임기인 5년을 모두 소화했다.
우선 권 의장과 오 이사를 대신할 인물이 누가 올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금융'과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이에 신임 사외이사에도 비슷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추천될 것이란 관측과 함께, 새로운 영역의 전문가들이 기용될 가능성이 함께 제기된다. KB금융은 지난 2년 동안 매년 소비자·거시경제 등 새로운 전문가들을 기용한 데다, 재무 전문가로 조화준 사외이사가 이미 자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추천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관(官)' 출신 사외이사가 기용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권 의장에 이어 이사회를 이끌 '이사회 의장' 자리에 누가 앉을지도 관심사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유용근 사외이사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돼 이사회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유 이사는 회계·재무 전문가인 만큼, 비슷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은행은 5명의 사외이사가 겹치는 전문 분야 없이 균형감 있게 이사진을 꾸려졌다는 평을 받는다. 이 밖에 서태종·문수복 이사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지만,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재직기간이 5년 미만인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이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이사진 교체에 주목하는 이유는 보수적인 사외이사 인사에 새로운 행보를 보여온 곳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KB금융 사외이사진 7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금융·재무(오규택), ICT(최재홍), 법률(김성용), 금융·재무(조화준), 소비자학(여정성), 거시경제(이명활) 등 다양한 전문 영역을 갖추고 있다. 이는 4대 금융지주와 차별화된 대목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높고,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법조 전문성'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또 과점주주 체제인 우리금융그룹은 현실적으로 이사진의 다양성을 확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KB금융은 여성 사외이사 비중(42%)이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아 성별 균형감 있는 이사회를 갖췄다는 평가다.
KB금융 관계자는 "전문성, 다양성 등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 평가, 최종 선정 등 각 단계별 수행 주체가 철저하게 분리된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를 운영해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