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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혼란 속 ‘성장 엔진’ 꺼진 韓경제… 작년 4분기 0.1%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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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1. 23. 17:57

성장률 2% 턱걸이… 한은 전망보다 ↓
정국 불안 지속… '장기 저성장' 우려
학계 "올해 잠재성장률 1%대" 전망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 차갑게 식고 있다. 내수 부진에 정치 혼란의 불확실성이 덮치면서 지난해 한국 경제가 2% 성장하는데 그쳤다. 특히 정치 리스크가 절정에 달한 지난해 4분기에는 0.1% 성장에 머물렀다.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에 겨우 턱걸이하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 2% 턱걸이…정치가 韓경제에 '치명상'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두 달 전 제시한 전망치 2.2%보다 0.2%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4분기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인 0.5%보다 크게 하락한 0.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의료·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늘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5% 증가했고,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의 호조로 1.6% 성장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동반 부진으로 3.2% 뒷걸음쳤다.

특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0.3% 증가하며 전 분기(-0.2%) 마이너스 성장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설비투자(0.2%p)였고, 민간소비(0.1%p)·정부소비(0.1%p)·순수출(수출-수입·0.1%p)도 양(+)의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5%p 끌어내렸다.

◇상경계 교수 "올해 잠재성장률 1%대"…'피크 코리아' 경고등

여기에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5.9로 석 달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CBSI는 89.0으로 전월보다 1.9p 상승했으나 비제조업 CBSI는 83.6로 한 달 사이 3.9p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고 '장기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내 주요 대학 상경계열 교수 1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6%가 올해 잠재성장률을 2% 미만으로 잡았다. 우리 경제가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는 의미의 '피크 코리아' 시각에도 응답자 과반인 66.7%가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성장잠재력이 약화하면서 경제 펀더멘털의 구조적 침하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치권력이 경제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고령화와 양극화에 대응하는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1%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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