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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첫 쿼드회의 성명 ‘한반도 비핵화’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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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1. 23. 09:54

바이든 정부 때는 항상 포함
대북정책 충분히 검토 안 된 듯
트럼프 '핵보유국' 언급관련 주목
US-POLITICS-DIPLOMACY-RUBIO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린 쿼드 외무장관 회의 전 4국 장관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일본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인도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외교장관,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호주 페니 웡 외교장관. /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지난 21일(현지시간) 처음 개최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4개국 외교장관 회담 이후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이례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이번 회의는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일본의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호주의 페니 웡 외교장관, 인도의 수브라마남 자이샹카르 외교장관이 참석해 1시간 동안 협의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을 염두에 두고 '동·남중국해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때 쿼드 정상회의나 외교장관 회의 결과에 빠짐없이 들어갔던 표현인 '한반도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뿐 아니라 북한과 관련된 내용이 통째로 빠졌다.

공동성명에서는 '모든 영역에서의 안전보장이 인도-태평양 지역 사람들의 발전과 번영을 뒷받침한다는 확신을 계속 유지한다'고 강조하고 '증대하는 위협에 직면하여 지역의 해양, 경제, 기술의 안전보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으며, 일본 이와야 외무상은 핵·미사일 활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관련 내용이 공동성명에 담기지 않은 것이다.

작년 7월 쿼드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의 성명들에 단골 메뉴처럼 들어갔던 이 문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쿼드 회의에서 빠지면서 미국의 입장이 바뀐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 주목된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것일 경우 북한 비핵화라는 한·미동맹의 공동목표에 균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이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대북정책 담당자 후속 인선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북한 관련 언급을 아예 포함시키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 연내 쿼드 정상회의를 인도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그 때 발표될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쿼드는 2021년 9월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여는 등 체제를 강화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간 일대일 거래를 더 중시하기 때문에 다자간 협상 방식인 쿼드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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