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 비비고 생산라인 세우고
사우디에 '초국경택배' 거점 마련
영화·패션 등 엔터사업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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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미국에 집중돼 있는 해외사업을 유럽과 중동 등으로 확장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내수부진의 위기를 해외시장을 돌파구로 삼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K푸드의 선봉장은 CJ제일제당이, K물류는 CJ대한통운이, K컬쳐는 CJ ENM이 맡는다.
CJ제일제당은 유럽을 전략지역으로 삼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금액만 1000억원이다.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은 연간 30% 이상 성장 중인 유럽 만두 시장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유럽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는 등 새로운 K-푸드 전략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해외 식품사업 매출 80% 이상이 미국에 편중돼 있는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도 해외물류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재 600억원을 투입해 중동의 물류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사우디에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센터(GDC)'를 건설 중이다. 연면적 1만8000㎡, 일 처리물량 1만5000상자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완공되면 '초국경택배(CBE)' 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지난해 9월 사우디 문화부 초청으로 현지를 찾은 이재현 회장이 첫 일정으로 공사 현장을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높은 사업이다. CJ대한통운은 또 미국에도 6000억원을 투자해 뉴저지와 시카고에 대규모 첨단 물류센터 3개를 구축하는 '북미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물류센터는 2026년 상반기부터 2027년까지 순차 완공을 목표로 올 1분기 착공에 들어간다.
물류뿐 아니라 중동의 핵심국가인 사우디는 K컬처의 또 다른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은 2022년과 2023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2년 연속 K-CON을 개최하기도 했다. K-CON은 K팝 콘서트에 K-푸드, K-뷰티, 웹툰, K-패션 등 K-컬처 컨벤션을 결합한 행사다. 국가 개발계획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구애도 받고 있다. CJ그룹은 엔터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우디를 거점으로 인구 6억명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다. CJ ENM 주도로 K-POP, 영화 분야에서의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올해 CJ는 각 사업분야에서 신영토를 확장해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전했다.